야외에서 장시간 노동하는 옥외노동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하철 강남역 인근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는 건설 노동자 윤모(67)씨는 “건설 현장에 있다 보면 분진 등 미세먼지보다 나쁜 요인도 많다”면서 “회사에서 마스크를 지급받거나 미세먼지 대처요령에 대해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불과 일주일 전 초미세먼지가 150㎍/㎥ 이상이면 작업을 단축하는 등 건강보호 기준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무용지물과 다름없었다. 서초구의 한 환경미화 공무원은 “휴게실마다 마스크가 지급되기는 하지만 공급이 항상 부족하다”며 “인터넷에서 사비로 마스크를 구매한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면 병원 진료실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날 기자가 찾은 강남구의 한 이비인후과는 점심시간에 몰려온 직장인 환자들로 진료 대기시간이 한 시간 이상이었다. 이은일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은 현재 개인이 미세먼지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대책”이라며 “미세먼지·초미세먼지는 체내로 유입돼 심혈관계 질환, 뇌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농도가 높은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