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14일(현지시간)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86.11포인트(0.36%) 하락한 23,909.8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65포인트(0.53%)내린 2,582.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5.56포인트(0.94%) 하락한 6,905.92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주요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는 지난해 12월 달러화 기준 수출이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2.5%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수출 감소 폭은 2년 만에 가장 컸다. 12월 수입 역시 전년 대비 7.6% 감소해 역시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수입 감소 폭은 2016년 7월 이후 가장 크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무역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실적 둔화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씨티그룹은 이날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매출은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시장의 큰 변동성 탓에 채권 관련 매출이 부진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다만 씨티그룹의 마이클 코뱃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우리 사업에 대한 내부의 생각과 외부의 우려에 괴리가 있다”면서 “심각한 경기 둔화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큰 위험은 펀더멘털이 그렇지 않음에도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는 자기실현적 예언이라면서,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 연방정부 부분폐쇄(셧다운)가 최장 기록을 갈아치우며 길어지는 점도 부담이다. S&P는 지난주 셧다운이 2주 더 이어지면 경제적 비용이 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는 등 장기화하는 셧다운이 경제에 실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종목별로는 씨티그룹 주가가 장 초반 하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해 4% 올라 마감했다. 코뱃 CEO의 긍정적인 컨퍼런스콜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에 따른 막대한 배상 비용 탓에 파산보호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힌 PG&E 주가가 52% 폭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5% 반영하는 데 그쳤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4.84% 상승한 19.07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에 앞서 끝난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14일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29% 내린 10,855.91로 마감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도 0.39% 떨어진 4,762.75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의 하원 승인투표를 하루 앞둔 영국은 런던 증시에서 FTSE100 지수가 0.91% 하락한 6,855.02로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50 지수도 0.48% 하락한 3,055.18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1%(1.08달러) 떨어진 50.51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41(1.46달러) 하락한 59.02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1일 유가는 10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데 이어 내림세를 이어간 것이다.
국제유가도 중국의 지난달 수출과 수입이 동반 급감했다는 소식에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물 금은 온스당 0.1% 오른 1,291.3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