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영철, 17일 워싱턴행 비행기 탄다

中공항 관계자 “17일 김영철·최선희 등 미국행 예약”
7개월만에 방미…北관리 美수도 직접 방문은 처음
18일 폼페이오와 회담…트럼프에 친서 전달할지 주목

김영철(왼쪽)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6월 1일 워싱턴D.C의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17일 워싱턴DC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초로 북한 관리가 북한 대표부가 있는 뉴욕을 경유하지 않고 미국 수도인 워싱턴DC를 직접 방문하게 될지 주목된다. 백악관과 국무부 등 미국 정부는 아직 김 부위원장의 방미와 그에 따른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이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17일 워싱턴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은 뒤 이튿날인 18일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하룻밤을 묵었던 북한 관리는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조명록 당시 국방위 제1부위원장 겸 군총정치국장(인민군 차수) 뿐이다.

16일 중국 공항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과 지난 15일 베이징에 도착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북한 측 인사 3명이 오는 17일(중국 현지시간) 오후 6시 25분 베이징발 워싱턴행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UA808(CA 7203편 코드공유) 항공편을 예약했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김 부위원장이 17일 워싱턴으로 떠날 것이 유력한 상태다. 다만 일정을 외부에 노출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김 부위원장의 특성상 상황은 유동적이다. 김 부위원장은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위해 뉴욕행에 나설 때도, 목적지를 뉴욕과 워싱턴으로 바꿔가며 세 차례나 항공편 예약과 취소를 반복한 바 있다.


김 부위원장과 함께 워싱턴 항공편을 예약한 최 부상은 15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께 평양발 고려항공 JS151편으로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스웨덴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다시 미국에서 회동한다면 이는 지난 5월 31일 뉴욕 회담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당초 지난해 11월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고위급회담은 북한 측의 요청으로 무산됐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의 정확한 일정과 장소 등을 놓고 최종 조율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새해 들어 ‘친서 외교’ 등을 통해 2차 정상회담 개최에 강한 의지를 서로 교환한 바 있어, 세부 실행계획(로지스틱스) 확정 절차만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CNN 방송은 김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할지는 확실치 않으나, 고위급 회담 결과에 따라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지도 주목된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직전에도 뉴욕을 거쳐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직접 전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인편으로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전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과 관련한 국내외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사전 협상이 될 고위급 및 실무급 협상과 관련한 질문에 “현재로선 발표할 회담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문답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가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고 말한 이후 9일째다. 이와 관련,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북미 양측 간 접촉이 이루어지는 상황이지만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북미 후속협상 일정과 장소 등이 확정될 경우 대외적 발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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