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서울경제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일명 다보스 포럼에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미국 대표단의 참석도 취소했다고 CNBC와 블룸버그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위대한 80만 미국 노동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표팀의 다보스 포럼 참석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계속되면서 직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는 등 정부 업무가 차질을 빚는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국경장벽 예산 갈등에서 비롯된 이번 셧다운 사태로 인해 오는 22∼25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 참석을 취소한다고 지난 10일 밝힌 바 있다. 대신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미 대표단과 함께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대표단에는 므누신 장관을 비롯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월버 로스 상무부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크리스토퍼 리델 백악관 정책조정 담당 부비서실장이 포함됐다. 므누신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22일 포럼 오프닝 세션에서 공동 연설을 하고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재무장관 만찬도 주최할 계획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대표단 불참 결정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추진 중이던 아프가니스탄 출장에 대한 연기 방침을 내린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셧다운 사태를 이유로 들며 해외 순방의 군용기 사용 승인 요청을 사실상 불허한 것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각국의 정상들도 올해 다보스 포럼에 대거 불참키로 하면서 올해 행사는 반쪽짜리로 전락할 전망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란 조끼’ 시위 수습을 위해 행사 참석을 취소했고, 브렉시트 문제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산적한 정치 현안으로 런던을 떠나기 어렵다. 화웨이 사태로 중국과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역시 올해 행사에 불참의사를 밝혔다.
주요 7개국(G7) 국가 중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참석한다. 올해 취임한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국제 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