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왼쪽 네번째) 등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1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NAS스포츠 컴플렉스에서 밝은 표정으로 몸을 풀고 있다. 이 훈련장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이 최근 방문해 훈련한 고급 시설이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아시안컵 16강 상대 바레인은 이번 대회 들어 처음 만나는 중동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3위로 53위의 한국에 크게 뒤지지만 경계를 늦출 수 없는 것도 바로 중동팀이기 때문이다.
18일(한국시간)로 대회 16강 대진이 확정된 가운데 59년 만의 아시안컵 탈환에 도전하는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10시(이하 한국시각)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8강 티켓을 다툰다. 바레인은 A조 3위(1승1무1패)로 마친 뒤 전체 6개조 3위들 중 성적 상위 4개 팀에 주는 와일드카드를 따냈다.
한국은 중국과의 C조 1위 결정전에서 2대0으로 완승한 덕에 이란(29위), 일본(50위), 사우디아라비아(69위) 등 강호들을 결승 전까지 만나지 않는 ‘꿀’ 같은 대진을 받아들었다. 바레인을 이기면 8강에서 카타르-이라크전 승자와 맞붙고 4강에 가면 호주·우즈베키스탄·아랍에미리트(UAE)·키르기스스탄 중 한 팀을 만난다. C조 2위로 마쳤다면 8강에서 이란, 4강에서 일본이나 사우디를 만날 가능성이 컸다.
결승까지의 여정을 생각하면 더할 나위 없는 대진인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바레인을 넘어야 한다. 바레인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태국에 0대1로 졌지만 1차전에서는 홈팀 UAE와 1대1로 비겼다. 인도와 최종전에서는 막판 페널티킥 득점으로 극적으로 조 3위를 차지했다.
중동에서 만나는 중동팀은 항상 어렵다. 시간을 끌 목적으로 드러눕는 ‘침대축구’와 편파 판정을 늘 경계해야 한다. 한국은 바레인과의 전적에서 10승4무2패로 크게 앞서 있지만 역대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1승1패로 팽팽했다. 2011년 카타르 대회 조별리그에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2골로 2대1로 이겼고 2007년 조별리그에서는 1대2로 역전패했다. 1988년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0대2로 졌다. 1990년대 이후 중동에서 치른 맞대결만 따지면 1승2무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런던에서 날아와 중국전을 거의 풀타임으로 뛰며 2골에 모두 관여한 손흥민(토트넘)은 닷새를 푹 쉬고 바레인전에 출격한다. 이번 대회 2골의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지난해 8월의 기억을 끄집어내려 한다. 23세 이하 대표팀 간 경기인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황의조는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바레인전 6대0 대승을 이끌었다. 1차전에서 당한 햄스트링 부상으로 2·3차전을 걸렀던 중원사령관 기성용(뉴캐슬)도 돌아온다.
한편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20일 오후8시 요르단과 16강전을 치른다. D조 3위(1승2패) 베트남은 E조 3위 레바논과 승점·골득실·다득점까지 모두 같았으나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 16강 막차 티켓을 따냈다. 베트남은 3경기 경고 5개를 받았고 레바논은 7개였다. 베트남의 조별리그 통과는 2007년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는 16개국 체제로 조별리그 다음이 바로 8강이었다. 베트남은 지난해 3월과 2017년 6월에 요르단과 맞붙어 두 번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