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에 수소경제 핵심기술 버렸다]환경오염 유발에 공급량·경제성 부족 한계

수소경제 로드맵 문제점은
수입도 액화기술 개발 등 필요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오는 2040년까지 연간 526만톤의 수소를 공급하는 방안으로 제시한 방법은 △부생수소 △추출수소 △수전해 △해외생산 수소의 확대·도입 등 네 가지다. 2022년까지는 수도권 인근에 대규모 추출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해 연간 47만톤을 공급하고 2030년부터는 해외에서 생산한 수소를 국내로 들여와 연간 194만톤 공급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목표는 환경오염과 공급량·경제성에서 긍정적인 전망에만 기댄 것이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의 경우 현재 약 5만톤(수소차 약 25만대에 필요한 수소량)의 여유가 있지만 석유화학 공정의 가동률과 연계돼 있어 여기서 더 늘어나기 힘들다. 정부는 현재 석유화학 공정에서 다른 업종에 공급하고 있는 외부 유통량 23만톤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지만 이미 수요처가 정해져 있어 이마저도 어렵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안국영 수소학회장은 “부생수소를 일부러 늘릴 수는 있지만 가격이 비싸지는 게 문제”라고 짚었다.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인 추출수소는 생산량을 늘리기에는 괜찮은 대안이지만 생산 과정에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유발한다는 게 문제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추출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데 구축한다고 해도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배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LNG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향후 LNG 가격에 따라 수소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한계다. 무엇보다 현재 추출수소를 상용화해서 팔 정도의 기업이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부는 재생에너지의 남는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수전해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제로의 수소생산체계를 갖춘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확보돼 있지 않고 간헐성이라는 근본적인 한계상 안정적인 공급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경제성이 확보되려면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크게 낮아져야 하는데 정부의 예상대로 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재생에너지는 태양이 뜨거나 바람이 부는 등 자연요건이 뒷받침돼야 전력은 물론 수소도 생산 가능하기 때문에 24시간 안정적인 공급은 불가능하다.

호주에서 생산된 액화수소를 선박을 통해 수입하는 일본처럼 해외에서 수소를 도입하는 것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 역시 해외에 인수기지를 건설해야 하고 수소의 액화·액상 기술 등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추후 전 세계적으로 수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 가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우려도 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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