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손혜원 "배신의 아이콘 박지원, 검찰조사 함께 받자"

"모든 지도부와 의원 만류했지만 진실 규명 위해 탈당"

20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보도진들이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답변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20일 자신의 탈당 결심과 관련, “모든 지도부와 의원들까지도 만류했지만 제가 당에 있으면 이 일(사실 규명)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SBS 보도가 확전되고, 다른 언론까지 나서서 더 확대되는 것을 보고 마음을 정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그는 자신을 ‘미꾸라지 한 마리가 저수지 물을 다 흐린다’고 비판한 평화민주당 박지원 의원에 대해 “박 의원과 바닷가 최고의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는 계획과 관련한 분들도 함께 검찰 조사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배신의 아이콘’인, 그런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다면,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역사에 기반을 둔 도시 재생에 뜻 있는 후보가 있다면 그분의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고 낙선운동에 나서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다음은 손 의원과의 주요 일문일답 요지이다.

- 지금까지 보도된 것이 사실인가.

▲ 아니다.

- 당 지도부에서 탈당을 만류했나.

▲ 아주 심하게 만류했다. 며칠째 계속 모든 지도부와 의원들까지도 만류했다. 할 수만 있다면 저와 함께 광야로 나가겠다는 의원까지 있었지만, 제가 당에 있으면서는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 탈당 결심을 언제 했나.

▲ SBS 보도가 확전될 때다. 제가 당 대표에게 당을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 하니 안된다고 했다. 1차로 ‘손혜원은 결백하다’는 당의 논의결과가 나왔을 때다. 저는 그때쯤이면 조용해질 줄 알았는데, 그 이후 다른 언론까지 나서 더 확대되는 것을 보고 확실하게 그때 마음을 정했다. 아무리 반대해도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당에 강력히 요청했다.

- 18일 최고위원회 때도 탈당 의사를 밝혔나.


▲ ‘탈당하겠다’보다는 지금 이런 정도의 상황이라면 ‘제가 나가서 홀로 싸워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하니, ‘우리는 손혜원을 믿습니다’, ‘그런 말 꺼내지 마십시오’ 라고 했다. 그 뒤 제가 당에 더 피해를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 박지원 의원에 강한 유감을 가져서 이런 결정을 했나.

▲ 아니다. 그분이 제 편을 들 때도 이미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요즘 그분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박 의원과, 목포의 바닷가 최고의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는 계획과 관련한 분들과 할 수만 있다면 함께 검찰 조사를 받고 싶다.

-- 목포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 것인가.

▲ 안나간다. 그러나 더 이상 국민들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인, 그런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다면,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역사에 기반을 둔 도시 재생에 뜻 있는 후보가 있다면 그분의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 제가 (선거에) 나갈 일은 없지만 박 의원을 상대할 정치인이 눈에 띈다면 그분을 돕겠다. 그래서 목포를 좀 더 바르고, 아름답고, 제대로 도시 재생이 되는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

- 탈당 후 명예회복을 한 뒤 출마할 가능성은 없는가.

▲ 저는 출마하지 않는다. 출마하지 않는다고 100번 넘게 말했다. 제가 국회의원이 된 것은 정치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정권을 바꾸기 위해 들어온 것이다. 총선과 대선을 통해 제 역할은 끝났다. 지역구 주민들을 위해 지금 의원직을 사퇴할 수는 없으니 제가 잘 아는 문화·예술 부분, 도시재생과 지역 문화 발전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다. 저는 다시 국회의원(선거)에 나오지 않는다.

- 문화계에 끼치는 영향력과 관련, 공직자로서 처신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영향력을 끼쳤다면 긍정적인 영향력이었을 것이다.

- 문체위 간사인데 지인들이 지역 건물을 매입한 것이 이익 충돌 금지라는 지적이 있다.

▲문체위나 문화재청이나 제가 그런 얘기를 수도 없이 했지만 움직이지를 않았다. 목포시는 더 하다. 박홍률 목포 전 시장이 인터뷰를 해주길 바란다. 제가 그동안 순천과 목포와 기타 몇개 도시들의 시장들, 전 시장들, 현 시장들에게 얼마나 이 얘기를 많이 했는지. 하지만 이것은 제가 말해봤자 소용이 없으니 문체위나 문화재청에서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어떤 사실관계들이 있었는지 검찰에 수사를 요청해 밝혀지도록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여러분은 제 이야기를 지금도 믿지 않지 않는가. 당적을 내려놓는 이 순간에도 저를 안 믿는 분들이 여기에 반이 넘지 않는가. 그래서 나왔다. 스스로 밝히고 검찰을 통해 밝히겠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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