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으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통과한 박항서호가 승부차기 끝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회 16강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전후반과 연장전 등 120분 열전에도 1대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대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베트남은 자국에서 열렸던 2007년 대회에서 기록한 역대 아시안컵 최고 성적 8강과 타이를 이뤘다.


조별리그 D조에서 1승2패(승점 3·골득실 -1)로 3위를 차지한 베트남은 F조 3위 레바논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까지 같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면서 기적적으로 16강 막차를 탔다. 그리고 “후회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치겠다”고 했던 박항서 감독의 말대로 베트남은 체격 조건의 열세를 스피드와 집중력으로 극복하며 ‘박항서 매직’을 이어갔다. 베트남은 21일 오후8시 열리는 일본-사우디아라비아의 16강 경기 승자와 4강행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됐다.

경기 초반에는 요르단이 공격적으로 나섰다. 전반 17분 요르단은 압델라만의 스루패스를 받은 라와쉬데가 골키퍼와 맞섰지만 슈팅이 약했다. 베트남은 전반 35분에는 콩푸엉과 2대1 패스를 받은 반하우가 중거리 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선제골은 요르단의 몫이었다. 전반 37분 프리킥 기회를 무산시켰던 압델라만은 2분 뒤인 전반 39분 베트남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멋진 오른발 프리킥으로 베트남 골문을 흔들었다.

전반을 0대1로 마친 베트남은 후반 들어 공세를 높였다. 5분 트롱후앙, 콩푸엉으로 이어지는 패스를 꽝하이가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수비를 맞았다. 베트남은 후반 6분 동점골을 뽑아냈다. 트롱후앙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콩푸엉이 뛰어들며 오른발 그림 같은 발리 슛으로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베트남은 역전 골을 향해 공세를 이어갔고 후반 28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때린 도훙둥의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땅을 쳤다. 전후반 90분을 1대1로 비긴 베트남은 연장전에서도 득점에 실패하며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베트남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두 팀의 첫 번째 키커들은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요르단의 두 번째 키커 바하 파이잘 셰이프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며 ‘승리의 여신’은 베트남에 미소를 지었다. 베트남 골키퍼 당반람은 요르단의 세 번째 키커의 슈팅을 막아냈고 스코어는 3대1이 됐다. 베트남은 네 번째 키커가 실축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마지막 키커가 득점에 성공하며 4대2로 승리하고 8강 진출의 감격을 맛봤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