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증인’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정우성, 김향기, 그리고 이한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 정우성, 김향기가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증인’(감독 이한)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양문숙 기자
배우 정우성, 김향기, 이한 감독이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증인’(감독 이한)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 분)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제5회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의 이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증인’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두 인물이 점차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특별한 감동을 전한다.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지우’에게 접근했던 ‘순호’가 순수한 ‘지우’로 인해 오히려 위로받으며 소통해가는 과정은 보는 이의 가슴을 온기로 채운다. 그리고 자기만의 세계에 집중하며 소통이 서툴렀던 ‘지우’가 사건의 증인이 되어 세상과 소통하려는 용기를 갖게 되는 모습은 또 다른 공감을 자아낸다.
이 한 감독은 “현세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 어떻게 공감되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의 핵심 메시지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대사에 대해 “지우만 할 수 있는 말이 있을 듯했다. 추상적이긴 하지만, 그 대사를 쓰고 나니 스스로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특히 마지막 대사는 “지우가 순호에게 건네는 작은 선물 같은 느낌으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우성은 “지우 목소리로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느껴지는 감정 그대로를 표현했다”고 했다. 작품속에서 그는 정우성은 유력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 역을 맡았다.
이어 “앞으로 세상을 책임져야 할 세대가 어른들에게 ‘아저씨는 좋은 사람입니까?’란 질문을 했을 때 ‘우리는 정당한가?’를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그 질문이 더 무겁고 크게 와닿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증인’ 속 순우는 그의 필모그래피 중 원 없이 자유롭게 연기한 캐릭터였음을 밝혔다. 그는 “전작에서는 상대에게 내 감정을 들키지 않게 하는, 만들어진 리액션을 해야 했는데 ‘증인’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원없이 자유롭게 연기한 캐릭터다”고 전했다
배우 정우성, 김향기, 이한 감독이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증인’(감독 이한)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배우 정우성, 김향기가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증인’(감독 이한)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정우성은 “그동안 센 캐릭터나 센 영화만 했는데 증인은 따뜻하고 치유를 받는 느낌의 영화였다. 이것이 요즘 우리에게 다 필요한 느낌이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또 개인적으로는 치유 받으면서 쉴 수 있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러분에게도 그런 따뜻함이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담아 말했다.
‘증인’에서 김향기는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자폐 소녀 ‘지우’ 역을 맡았다. 서툴지만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려 하는 ‘지우’로 분한 김향기는 맑은 눈빛과 특유의 순수한 매력으로 캐릭터를 담아내며 손짓 하나, 눈짓 하나 놓치지 않는 특별한 연기로 잊을 수 없는 여운과 깊은 울림을 남긴다.
정우성은 함께 호흡을 맞춘 김향기에 대해 “너무나도 준비된 파트너이고 영감을 주는 배우였다. 큰 동료를 마주하고 연기하는 듯한 든든함이 있었고 순간순간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향기는 ‘지우’ 캐릭터를 위해 치열하게 준비했다. 그는 “촬영 전에 지우 같은 친구들의 부모님, 지인이 보셨을 때 불편함을 느끼면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이 많았는데 그럴수록 지우를 있는 그대로 더 표현하고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촬영에 들어가니 심적 부담감이나 긴장이 덜어졌다”고 준비과정을 밝혔다.
또 “지우는 감각이 예민한 아이인데, 저희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것이 그들에게는 의도치 않게 힘들게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라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어떻게 다가올까’ 이런 상상을 많이 해보면서 집에서 혼자 연습을 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한편, 이한 감독은 이번 ‘증인’은 물론 영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오빠생각’을 통해 미성년 캐릭터가 주인공인 작품을 다수 만들어왔다. 그 속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따뜻한 시선과 섬세하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연출로 풀어낸 감독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이한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12살, 13살 관객도 이해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묻는다”고 고백했다.
이어 감독은 “어린 친구들이 영화를 많이 봤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그 친구들이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다고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어린 친구들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작품 방향에 대해 밝혔다.
마음을 여는 것보다 닫는 것에 더 익숙해져 버린 남녀노소 현대인 모두의 마음을 따뜻한 온도로 감싸는 영화 ‘증인’은 오는 2월13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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