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최저치로 추락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인 공공여론재단을 인용해 이번 달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33.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6.5%보다 3.1%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며 지난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신뢰도다. 또 2015년 크림반도를 합병했을 당시보다 30%포인트 빠진 수치다.
지난해 3월 대통령선거에서 76.69%에 달하는 높은 지지율로 당선돼 강력한 1인 체제의 기반을 마련한 푸틴 대통령의 신뢰도가 급전직하한 것은 경제성장이 지지부진한데다 지난해 연금개혁을 단행해 민심이반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FT는 “푸틴 대통령의 낮은 신뢰도는 지지부진한 경제 성장과 줄어드는 소득, 지난해 단행한 연금개혁안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같은 해 6월 연금수급 연령을 남성은 60세에서 65세로, 여성은 55세에서 63세로 각각 높이는 내용의 연금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출산율 감소로 노후연령을 떠받칠 재정이 부족한데다 만성적인 재정적자 등의 이유를 들어 연금수급 연령 상향을 추진한 것이다. 이에 러시아 전역에서 매일같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으며 결국 푸틴 대통령은 여성의 연금수급 연령을 애초 계획했던 63세에서 60세로 낮추는 절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대통령 서명으로 최종 채택된 연금법 개정안은 2028년까지 10년에 걸쳐 매년 6개월씩 연금수급 연령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FT는 “(크림반도 병합으로) 서방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나선 후 지난 몇 년간 러시아 경제의 성장은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가처분소득 역시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