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 국제 외교무대 첫 데뷔…“세계가 기대하는 개혁 추진할 것”

다보스포럼서 기조연설…브라질 투자 촉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다보스=AFP연합뉴스

‘브라질의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국제 외교무대에 첫 데뷔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강력한 개혁 의지를 밝히며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촉구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가 만들고 있는 새로운 브라질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다”며 “우리는 역사를 바꾸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극우 성향의 그는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포퓰리즘 열풍을 등에 업고 당선됐다.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세계가 브라질에 대해 기대하는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브라질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가장 매력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세제도 개혁을 통한 감세와 공기업 민영화, 환경보호와 개발의 조화, 부패 척결 등 지난해 대선 공약의 실행을 약속하면서 “브라질이 기업 활동하기 좋은 50개 국가 안에 포함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등 좌파 정권이 집권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브라질에 존재했던 이전 정부들과 달리 볼리바르주의에 물든 미주대륙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남미에서 좌파가 확산하지는 못할 것이며, 이는 남미뿐 아니라 세계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볼리바르주의는 19세기 베네수엘라의 혁명가인 시몬 볼리바르의 범아메리카 주의를 계승한 개념이다.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볼리바르주의를 내세워 국내에서는 사회주의적 개혁 조치를 단행했고, 국제적으로는 중남미 통합운동을 벌였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올 초부터 임기를 시작하고 국제 외교무대에도 나서면서 브라질 좌파는 야권연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PT)과 브라질사회당(PSB), 사회주의자유당(PSOL) 지도부는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만나 연방하원에서 야당 블록을 형성하기로 했다.

블록에는 민주노동당(PDT)·브라질공산당(PC do B)·지속가능네트워크(Rede) 등 다른 좌파 성향 정당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를루스 시케이라 PSB 대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에서 확실한 야당 역할을 하기 위해 연대하기로 했다”면서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을 확보해 보우소나루 정부를 확실하게 견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좌파 정당들은 지난 1일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식을 보이콧하면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다. 당시 PT는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 명의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취임식 불참은 증오와 불관용, 차별을 확산하는 발언과 행위에 대한 항의이자 저항”이라고 밝혔다. PT는 지난해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출마를 막고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를 비난하는 주장을 퍼뜨리기 위해 소셜미디어(SNS)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면서 “대선 결과는 합법적이었으나 과정은 불공정하고 편파적이었다”고 말했다.

PT가 더욱 선명한 좌파 노선을 표방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야권연대가 구체화하면 보우소나루 정부가 상당한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언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의회 기반은 1990년대 이래 등장한 역대 정부 가운데 세 번째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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