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에 직면한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이 쿠데타를 조장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국영방송 VTV를 통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우파 야권이 소집한 대규모 시위를 하루 앞두고 공개적으로 쿠데타를 조장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양키(미국)는 집에 가라! 우리는 그들(미국)이 조국의 일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반발은 펜스 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 스페인어가 포함된 연설로 베네수엘라 야권을 지지하는 동영상을 게시한 이후 나왔다. 펜스 부통령은 동영상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권력에 대한 합법성을 갖추지 못한 독재자”라면서 “미국인을 대신해 내일 좋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목소리를 들려달라.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있다(estamos con ustedes)”고 말했다.

또한 전날 반정부 군인 27명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무기를 탈취하는 등 반란을 일으켰다가 몇 시간 만에 진압된 상황도 베네수엘라의 격한 반응을 끌어내는데 한몫했다. 군인들은 전날 반란을 감행하기 전에 길거리로 나와 자신들을 지지해달라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으며,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인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공보부 장관도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거들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펜스가 테러리스트들에게 내일 시위를 하면서 폭력행위를 실행하라고 지령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어제 반란 군인들이 소총 51정을 탈취했지만 40정만 회수됐다”면서 “군인들이 야당인 민중의지당 소속 테러리스트들에게 무기를 건넸다고 실토했다”고 말했다. 미회수 무기를 반정부 시위에서 폭력을 조장하는데 쓸 것이라는 게 베네수엘라 정부의 주장이다.

야권은 23일 재임 임기를 시작한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항의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친정부 지지자들도 맞불 집회를 열 예정이다. 1월 23일은 1958년 마르코스 페레스 히메네스 독재정권이 대중 봉기로 무너진 날이다. 야권은 올해 기념일의 경우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한 만큼 정권 퇴진 운동의 기폭제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