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기술품질원이 23일 발간한 ‘세계 방산시장 연감’의 ‘미국 2008~2017년 무기수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기수출 규모는 67억 3,100만 달러(한화 7조6,000여억원)에 달한다. 미국은 이 기간에 사우디아라비아(106억 3,900만 달러)에 가장 많은 무기를 판매했다. 2위는 호주(72억 7,900만 달러), 3위는 한국, 4위는 아랍에미리트(67억 600만 달러) 등의 순이다. 미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꼽는 일본은 37억 5,200만 달러로 7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최근 10년간 전 세계 국가에 900억 달러(약 101조원) 규모의 무기를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연감은 미국이 한국에 수출한 무기 종류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최근 F-35A 스텔스 전투기 40대를 도입한데 이어 20대 추가 구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작년에 해상초계기 포세이돈(P-8A) 구매도 결정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분담금(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 부담액) 증액 압박 속에, 정부는 미국에서 지상감시정찰기 ‘조인트스타즈’, 해상작전헬기 MH-60R(시호크), SM-3 함대공미사일 등의 도입도 검토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 10조원 이상의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 한미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를 주문할 것이며, 이미 승인이 난 것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도 “한국이 미국의 군사 장비를 구매함으로써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세계 방산시장 연감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 때 감축된 군사력 재건 본격화에 착수했다”면서 “2018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따라 전년 대비 13% 증액한 국방비(7,000억 달러)를 투입하여 병력(2만)·전투기(F-35 90대, F/A-18 24대 등)·함정(14척) 증강을 추진하고 대외적으로는 동맹중시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동맹국들의 기여 확대를 지속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감은 “2017년도 미국의 국방비지출액은 중국을 비롯해 국방비 지출 차상위 7개 국가의 총액보다 많다”며 “트럼프가 추진하는 미군 병력 증강,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의 현대화 등의 요인으로 2018년도 미국의 국방비 지출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세계 40대 재래식 무기 수입국 가운데 13위를 차지했다. 한국에 대한 주요 무기 수출국은 미국(한국의 무기 수입비용 중 53% 차지), 독일(36%), 이스라엘(4.6%) 등의 순이다. 같은 기간 세계 25대 재래식 무기 수출국 가운데 한국은 12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은 인도네시아(26%), 이라크(24%), 필리핀(11%) 등으로 T-50 훈련기 및 FA-50 경공격기, 잠수함 수출이 전체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