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이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반려동물 원스톱 진료비 청구시스템(POS)’을 개발하고 있지만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가 불참해 첫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개발원 POS 개발에는 현대해상과 DB·KB·한화·롯데손보 등 5개사만 참여한다. POS는 증빙 서류 준비 등 복잡한 보험금 청구절차를 고객 대신 병원이 직접 처리해주는 것으로 보험사가 공용의 시스템을 구축하면 그만큼 병원과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일찌감치 펫보험 시장에 뛰어든 메리츠화재는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있는데다 전국 동물병원의 60%와 일대일 계약을 맺어 POS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POS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참여에 제약이 있는 것이다. 진료 수가 등 보험사의 민감 정보를 다른 보험사와 공유하는 데 대한 불편함도 없지 않다. 더구나 업계 1위인 삼성화재도 독자적인 청구시스템 개발을 이유로 불참했다.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는 보험사들은 보험개발원 시스템이 민간보다 더 뛰어날 것이라는 확신도 없기 때문에 참여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보험개발원 측은 보험사들이 각자도생하면 비급여 수가 등을 놓고 병원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닌 실손보험의 전례를 반복할 수 있다며 참여를 설득하고 있다. 국내 펫보험 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성대규 원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긍정보다 우려가 큰 분위기다. ‘아이디어 뱅크’인 성 원장이 어떻게 고비를 넘길지 주목된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