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2월8일 개최된 북한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를 탑재한 이동식발사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협상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북한이 자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중국으로 반출해 폐기하겠다는 제안을 미국 측에 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언급한 ‘과감한 비핵화’와 맥이 닿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수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한국센터 소장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김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로 미국에 ICBM 중국 반출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미국으로의 ICBM 반출은 미국 스스로도 기대할 수 없지만 북한 영토에서 빼낸다면 한 단계 나아간 북한의 비핵화로 미국도 환영할 만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로 볼 수 있는 만큼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게리 새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이 가장 바라는 것은 북한 ICBM을 폐기하거나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겠지만 중국으로 반출하는 것도 수용 가능한 협상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보유한 모든 ICBM을 중국으로 반출했는지 검증해야 하는 숙제가 남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4차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소장은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회동에서 ICBM 중국 반출도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하나의 카드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4차 정상회담에서 과감한 비핵화 조치에 나설 계획을 알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