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뜨겁고 긴 여운 남기며 화려한 종영…연기·연출·대사 모두 빛났다

/사진=tvN

첫 방송부터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안방극장에 고품격 멜로의 시간을 선물한 tvN ‘남자친구’(극본 유영아/연출 박신우/제작 스튜디오드래곤, 본팩토리)가 지난 24일(목) 빛나는 먹먹함을 선사하며 16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지난 ‘남자친구’ 마지막 회에서는 해피엔딩을 맞이한 수현(송혜교 분)과 진혁(박보검 분)의 로맨스가 그려지며 심장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었다. 진혁은 수현의 이별통보에도 진심을 다해 그의 곁을 지켰고, 결국 수현은 진혁의 진심에 응답했다. 진혁이 전하고 간 필름을 현상한 수현은 사진 속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곧장 진혁에게 향했고, 이내 진한 입맞춤으로 더욱 굳건해진 사랑을 확인해 심장을 떨리게 했다. 그리고 1년 후, 수현에게 청혼을 하는 진혁의 모습이 설렘을 자아냈다. 진혁이 시간을 내달라고 말하자 휴가 계획일 거라 생각한 수현. 이에 진혁은 따뜻한 눈빛으로 수현을 바라보며 “결혼하고 가면 안될까?”라는 담백한 프러포즈를 전해 심쿵을 유발했다. 이어 사랑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수현과 진혁의 모습이 그려져, 두 사람의 달콤한 미래를 예상케 했다. 동시에 각자의 일상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차례로 담기며 훈훈하게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같은 미래를 꿈꾸는 수현과 진혁의 해피엔딩과 함께 ‘남자친구’ 마지막 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8.7%, 최고 10%를 기록했다.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남자친구’는 꿈처럼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송혜교-박보검의 로맨스를 아름답고 절절하게 담아내며 시청자들을 웃고, 울고, 설레게 만들었다. 이에 지난 두 달여간 안방극장에 멜로 감성으로 꽉 채운 ‘남자친구’가 남긴 의미 있는 성과를 짚어 본다.

1. 자극의 홍수 속에서도 굳건한 ‘정통 멜로의 저력’

‘남자친구’는 자극의 홍수 속에서 멜로 감성을 꼿꼿하게 지키며 ‘정통 멜로’의 저력을 과시했다. 최근 자극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많은 것이 사실. 이 가운데 ‘남자친구’는 극중 인물들의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로, 안방극장 가득 진한 멜로 감성을 퍼뜨리며 가슴 깊숙이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특히 한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채 살아온 수현과 자유롭고 맑은 영혼을 가진 진혁. 너무도 다른 인생을 살아온 수현과 진혁이 쿠바라는 낯선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한국에서 다시 재회에 일상을 나누며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과정들을 촘촘하게 담아낸 로맨스 서사는 보는 이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후 주위의 시선과 위협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굳건한 마음을 지키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심장을 일렁이게 했다. 이처럼 따뜻하고 설레는 감정으로 꽉 채워진 ‘남자친구’는 시청자들의 마음에 뜨겁고 긴 여운을 남기며 정통 멜로의 새 지평을 열었다.

2. 연출-대사-연기까지 모두 빛난 ‘멜로 수작’


‘남자친구’는 연출-대사-연기까지 모두 찬란하게 빛을 발한 완벽한 3박자로, 길이 남을 ‘멜로 수작’의 탄생을 알렸다. 우선, 송혜교-박보검 등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가 몰입도를 높였다. 송혜교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오다 진혁을 만나 마음의 문을 열고 밝아지는 수현의 감정변화를 디테일하게 담아내며 멜로 장인의 위엄을 과시했다. 박보검은 자유롭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진혁으로 분해, 올곧고 단단한 마음을 가진 남자의 매력을 물씬 풍겨내며 시선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더욱이 송혜교-박보검은 수현과 진혁에 온전히 녹아 들어 눈빛과 표정, 손짓, 말투 하나에까지 감정을 담아내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자꾸만 곱씹어보게 하는 시적인 대사들이 수현과 진혁의 로맨스에 애틋함을 더했다. 무엇보다 문학적인 표현이 더해진 진혁의 진심 어린 대사들이 관심을 높였다. “사람이 사람을 마음에 들여놓는다는 거, 아주 잠깐이더라도 그런 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당신을 생각하는 건 나의 일. 그래서 나는 나의 일을 할 겁니다”, “나는 좌표가 생겼어요. 나는 차수현 앞 10센티미터가 내 좌표에요. 늘 거기 있을 거예요”, “내 안에 당신이 가득하고 촘촘해요” 등 따뜻함이 느껴지는 대사들이 여운을 전파했다.

이에 더해 박신우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이 두 눈을 황홀하게 했다. 박신우 감독은 색감과 배경음악, 카메라 구도 등을 활용해 인물들의 감정과 장면의 분위기를 극대화 시키는가 하면, 필름-책-흑백사진 등 아날로그 소품들을 적재적소에 녹여낸 연출로 현대인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적셨다. 특히 쿠바의 석양 앞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수현과 진혁, 수현을 위한 진혁의 당찬 발걸음, 수현과 진혁의 바다 앞 재회, 쿠바 첫 만남 장소를 다시 찾은 수현과 진혁의 키스신, 헤어짐을 끝낸 수현과 진혁의 재회 등 두 사람의 로맨스를 낭만적으로 담아낸 연출이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며 심장 두근거림을 유발했다. 뿐만 아니라 매회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한 신비로운 느낌의 일러스트들은 동화적인 느낌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이 외에도 ‘남자친구’는 장면마다 꼭 들어맞는 책, 시, 그림 등을 드라마 속에 들여 놓는 구성과 연출로 인물들의 감정에 무게를 더하며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3. ‘평범한 행복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

‘남자친구’는 일상에서 느끼는 평범한 행복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 해왔다. 수현은 정치인의 딸로 태어나 평생을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 속에 갇힌 채 살아온 반면, 진혁은 일상을 행복하고 소중하게 여기며 자유롭게 살아온 인물. ‘남자친구’는 그런 두 사람의 로맨스를 담아내며 평범한 행복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진혁은 수현과 휴게소에서 라면을 먹었을 뿐인데 하루 아침에 스캔들 기사 속 주인공이 됐고, 수현과 영화를 봤을 뿐인데 신상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며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에 수현과 진혁모(백지원 분)는 진혁의 평범한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진혁모는 수현을 찾아가 진혁과 헤어져 달라며 눈물로 애원했고, 사람들의 시선에 갇힌 삶이 힘든 것을 알고 있는 수현은 진혁을 지켜주기 위해 이별을 결심했다. 그러나 수현과 진혁은 함께 있었을 때야 말로 일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깨닫고, 이내 서로를 다시 찾아 꽉 막힌 해피엔딩을 빚어냈다. 한편, 차종현(문성근 분) 또한 자신의 딸 수현이 평범한 삶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에 김회장(차화연 분)에게 등을 돌리고, 쌓아 올렸던 지위와 명예를 내려놓는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엇보다 ‘남자친구’ 마지막회에서는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닐며 소박한 데이트를 즐기는 수현과 진혁을 비롯해 편안한 표정으로 복역중인 차종현, 모든걸 내려놓고 한결 부드러워진 수현모(남기애 분), 과일가게를 운영하며 달콤한 귤 한입에 행복해하는 진혁부(신정근 분)와 진혁모의 모습까지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담아내며 ‘평범한 행복’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했다.

tvN ‘남자친구’는 한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수현과 자유롭고 맑은 영혼 진혁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설레는 감성멜로 드라마. 지난 24일(목)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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