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트럼프, 방위비 분담금 조건·금액 언급한 적 없어"

‘금액 언급’ 보도에 “그런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모독”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의 구체적인 금액이나 조건을 언급한 적은 없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30일 오후(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 언급할 때가 있지만, 조건이나 금액 등 구체적인 말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에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12억 달러(1조3,554억 원)를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세계 각국 어느 정상도 그런 방식으로 말하지 않는다”며 “그런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언론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1월 30일(현지시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진 한미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방위비 분담금으로 12억 달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당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회담이 끝난 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요구한 게 있나’라는 질문에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굉장히 짧게 한 마디씩 언급하며 넘어간 것으로 안다”고 답한 바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총액으로 연간 10억 달러(1조1,305억 원) 이상을 요구해, 1조원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한국과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효기간(계약기간과 유사한 개념)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1년을, 우리 측은 3∼5년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의 유효기간은 초기엔 2∼3년이었지만 최근 8∼9차 협정은 5년이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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