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컬처웍스, 신규 사업 속도…드라마 진출 초읽기?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롯데컬처웍스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OTT(Over The Top·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는 드라마 사업 진출도 예고하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해외시장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도 꾀하고 있다. /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중국 심양 롯데월드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상영관. 롯데컬처웍스는 2010년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사진=롯데컬처웍스

롯데컬처웍스의 신규 사업 진출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지난 2017년 롯데그룹이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아서 더 리틀과 그룹 산하 롯데미래전략연구소를 통해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를 ‘종합 엔터테인먼트 전문 조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운 바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전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해 6월 롯데쇼핑으로부터 분리돼 현재 롯데컬처웍스가 됐다.

롯데컬처웍스는 신생기업이지만 이전 롯데쇼핑 산하 시네마사업본부였던 과거까지 고려하면 엔터테인먼트 업력이 꽤 오래된 회사이다. 1999년 롯데백화점 일산점에 첫 영화관을 오픈하면서 극장 사업을 시작했고 2003년에는 영화 투자·배급 사업에도 발을 들이면서 롯데시네마와 롯데엔터테인먼트 양 사업부 체제(롯데시네마와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시네마사업본부 내 업무 경계가 비슷한 몇 개 조직을 뭉뚱그려 부르는 편의상 이름과 브랜드이다)를 마련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해 양 사업부 +α 체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 2018년은 최고의 한 해

“상황이 좀 변했습니다. 2017년 중장기 계획을 세울 때까지만 해도 영화 투자·배급 성적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수익 다변화 목적에서 사업 확장을 계획했던 것인데 이후 상황이 반전됐죠. 그해 12월 개봉한 ‘신과함께-죄와 벌’이 그동안 실패했던 걸 한방에 만회할 만큼 대박을 쳤습니다. 그 기세를 이어 2018년에도 대박이 났고요. 상황이 변하니까 분위기도 바뀌었습니다. ‘안 좋으니까 이거라도 해보자’가 아니라 ‘잘나갈 때 미리 준비를 해놓자’ 혹은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같은 분위기가 생겼죠.” 롯데컬처웍스 관계자의 말이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롯데쇼핑 산하 시네마사업본부에서 독자법인으로 위상이 격상됐고 매출액·관객 점유율 모두 18%대를 기록하며 15년 만에 투자·배급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특히 투자·배급 작품 선정 부문에서 거둔 성공이 인상적이었다. 지난해 500만 관객을 넘긴 여섯 편의 국내 영화 중 세 편이 롯데컬처웍스가 투자·배급한 영화였다. 그중 두 편인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은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시리즈 각각이 천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쌍 천만 영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롯데컬처웍스 OTT 서비스인 ‘씨츄’. 영화 콘텐츠에 특화된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사진=롯데컬처웍스

◆ OTT 서비스 시장 진출

기존 사업이 빠르게 경쟁력을 회복하면서 신규 사업 진출도 빠르게 진행됐다. 독립 출범한 지 1달 만인 지난해 7월 롯데컬처웍스는 OTT 서비스 ‘씨츄(SEECHU·‘보고 싶은(See) 콘텐츠를 골라서(Choose) 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를 론칭했다. 온라인과 모바일에 특화된 동영상 플랫폼인 씨츄는 영화 콘텐츠에 집중해 다른 OTT들과 차별화를 꾀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씨츄 론칭으로 롯데컬처웍스 사업 구성은 극장 운영, 영화 투자·배급, 스트리밍 서비스 3개 사업부 체제로 확대됐다.


롯데컬처웍스가 신규 사업 1호로 OTT 서비스를 론칭한 건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가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콘텐츠 제작까지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고객 접점 확보와 확대가 우선이라 생각한 것이다. 롯데컬처웍스는 VOD 구매 시 영화 할인권을 제공한다든가 시리즈 전작 VOD와 신작 영화 표를 패키지로 판매하는 등의 O2O 서비스를 통해 시츄 사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말한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선 결국 우수한 콘텐츠와 고객 접점을 많이 확보해놓는 곳이 승자가 될 겁니다. OTT 서비스는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한 산업이지만 상위 사업자들로 시장이 굳어지면 진입이 굉장히 어려워질 거예요. 활동할 공간을 미리 확보해놓기 위해서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또 국내 영화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스크린 확장이 어려워진 이유도 있고요. 시네마 부문이 국내에서 찾은 답이라고 할까요?”

◆ 드라마 사업에도 뛰어든다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드라마 사업 진출도 예정하고 있다. 드라마 사업은 생소한 영역인 만큼 올해 활동은 영화 부문처럼 투자와 배급 위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1월 현재 롯데컬처웍스 홍보실의 공식적인 입장은 ‘팀이 꾸려지긴 했지만 아직까진 사업 예정 단계’라는 것이다. 하지만 포춘코리아가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드라마 콘텐츠 확보는 물론 송출 채널과의 협의도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확인돼 롯데컬처웍스의 올해 드라마 사업 진출은 확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관계자는 롯데컬처웍스가 내년 쯤 M&A 등을 통해 직접 드라마 제작에 나설 확률도 높다고 예상했다. “최근 드라마 시장의 매력이 많이 올라갔습니다. 영화에 비해 제작비용이 적게 들고 잘만 하면 수익도 상당하니까요. OST 등 상품과 PPL 수요가 강한데다 콘텐츠 수출도 가능하죠. 한류 열풍 덕분에 우리나라 드라마의 세계적 인기가 높기도 하고요. 게다가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흥행과 12월 롯데쇼핑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 상황도 엄청나게 좋아졌습니다. M&A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말입니다. 드라마 사업은 처음이니까 올해는 시장을 이해하는 정도의 활동만 할 테지만, 내년부턴 본격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롯데컬처웍스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목표로 하는 만큼, 언제가 됐든 결국 콘텐츠 제작 사업에 뛰어들 확률이 높다. 익숙한 영화 부문이 됐든, 상대적으로 제작비용이 적게 드는 드라마가 됐든, 각각의 장점이 뚜렷하기에 어떤 콘텐츠 제작에 먼저 뛰어드느냐는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다만 영화시장 업력이 오래됐다곤 하지만 콘텐츠 제작은 처음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해외시장 확장에도 박차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쇼핑 산하 시네마사업본부 때부터 극장 사업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시작했다. 2010년 중국시장 진출 이후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 현재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3개국에 총 54개 영화관 278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다. 베트남에선 국내와 마찬가지로 극장 운영 외에 투자·배급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독립 이후에도 해외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18년 1월엔 해외시장 영화관 수가 45개였지만, 올해 1월 기준으론 9개가 늘어 54개가 된 것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1년 사이 20%나 더 증가한 셈이다.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역시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올해부터는 이 같은 성장세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컬처웍스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동남아시장에 90여 개 극장 오픈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목표가 현실이 된다면 롯데컬처웍스는 2022년 총 140여 개 해외 영화관을 운영하게 된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말한다. “저희는 시네마 사업 부문 성장을 위한 해법 중 하나로 해외시장 확장을 선택했습니다. 국내 영화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내수만으론 추가 성장에 한계가 있거든요. 동남아 영화시장 성장세가 높다는 점도 고려됐고요. 향후 국내 콘텐츠나 자체 제작 콘텐츠를 유통할 소비시장이라는 점에서도 동남아 시장은 매력도가 높습니다. 롯데컬처웍스는 새로운 사업 영역 개척과 해외시장 확대로 매년 높은 성장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