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 정채연. /이호재기자
시청자가 프로듀서가 돼 아이돌을 만든다는 새로운 개념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101’ 시즌1에서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아이오아이 최종 멤버가 된 정채연(23·사진).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는 이제 해체돼 원래 소속이었던 다이아의 멤버로 복귀하고, 넷플릭스의 드라마 ‘첫 사랑은 처음이라서’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연기자로도 변신하고 있는 정채연이 ‘이 시 봐라’와 ‘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를 들고 스타의 서재 열 한 번째 주인공으로 최근 서울경제를 찾았다.
다이아 정채연. /이호재기자
정채연은 ‘국민 걸그룹’ 아이오아이로 커다란 사랑을 받았고, 앞으로 넷플릭스 드라마가 방영되면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자신감이 부족하고, 그럴 때마다 책을 통해서 힘과 위로를 얻는다고 했다. “한 번씩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자아가 흔들릴 때가 있어요. 취미생활이라도 있어야 스트레스를 푼다고 주변에서 그러지만 아직 취미를 찾지 못했어요. 그래서 힘들 때마다 ‘이 시 봐라’와 ‘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 같은 책을 읽어요. 긴 글을 잘 읽지는 못해서, 그림이 많고 제가 듣고 싶은 말들이 있는 책을 주로 봐요.” 그러면서 그는 서점에 들러서 책을 훑어보면 제목 자체가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 같다고도 했다. “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한창 수집할 때가 있었어요. 서점에서 본 ‘너를 사랑한단다’ ‘너무 애쓰지 말아요’ 이런 제목이나 글귀들이 제게 ‘채연아 너를 사랑한단다’ ‘채연아 너무 애쓰지 말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수줍은 듯 다소곳한 자세로 이야기를 끌어가던 정채연은 ‘이 시 봐라’와 ‘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에서 자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몇 구절을 꼽았다. “늦은 밤에 집으로 혼자 돌아가는 외로운 길. 그대는 혹시라도 어두운 곳으로 다니지 마세요. 제가 볼 때 당신은 밝은 곳으로만 다니면 무조건 안전합니다.”(‘이 시 봐라’ 중 175쪽의 ‘얼굴이 보이게’), “나의 오늘에 나의 인생에 힘든 일이던 좋은 일이던 별의 별일이 다 있어야지. 그게 사는 거지.”(‘이 시 봐라’ 중 155쪽의 ‘삶’),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있고픈 날이 있어. 오늘처럼 말이야. 구름이 스쳐 가는 하늘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 24쪽의 ‘어떤 날’) “두근 두근”(‘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 22쪽의 ‘로망스’) 등이다.
다이아 정채연. /이호재기자.
정채연은 친구든 누구든 ‘답정녀’처럼 “이렇게 말해줘”라는 시원한 대답을 듣기 어려울 때 ‘이 시 봐라’와 ‘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라는 책을 뒤적이며 웃기도 하고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그는 “답답할 때, 일이 원활하게 잘 돌아가지 않을 때, 인생이 마음대로 안 될 때 이 책들을 꺼내 읽으면 마음이 좀 풀린다”며 “사람들 앞에서 “절대 울면 안돼”라고 다짐해도 눈물이 나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마다 이 책들이 제 눈물과 마음을 받아준 거예요.” 1020 여성들의 ‘워너비’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속이 깊을 줄이야, 씩씩하게 말하는 정채연이 안쓰러우면서도 꿋꿋하게 잘 버티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했다. ‘여리여리’하고 청초한 정채연과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시가 떠올랐다. 꿈과 커리어를 향해 비바람을 꿋꿋하게 견뎌내며 아름답게 성장하는 모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이아 정채연. /이호재기자
요즘 영화계에서 코미디 바람을 일으키며 ‘대세 배우’로 떠오르고 있는 ‘내 안의 그놈’의 진영(B1A4), 지수 등과 함께 출연하는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에서 여주인공 한송이 역을 맡아 쉴 틈 없이 일하고 있는 정채연은 촬영이 끝나고 한가해지면 사놓고 읽지 못한 책을 읽고 싶다고 했다.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다가, 학교 선배님이 올려놓은 책을 보고 사뒀어요. 바로 ‘자존감 수업’이라는 책이에요. 표지도 예쁘고, 제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는데, 베스트셀러더라고요.” 정채연은 또 ‘내 인생 최애(가장 사랑하는)’ 책으로는 ‘트와일라잇’을 꼽았다. “판타지 로맨스 책은 좋아하지는 않지만, 밤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시리즈를 다 읽었어요. 남자 주인공 에드워드는 너무나 설레요. 그리고 벨라의 대사도 ‘넘나’ 달콤해요.(웃음)”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