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울은 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한 베스트셀링 카다.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로 등장해 개성 강한 박스형 디자인에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런 쏘울이 한국에선 눈에 띄는 디자인만큼의 개성을 주행감성에 담지 못해 존재감이 미미했다.
3세대 쏘울은 이런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진 차다. 우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정체성부터 분명히 했다. 동력성능도 최고 204마력에 최대 토크 27.0㎏f·m를 내는 터보엔진에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를 맞물렸다.
그간 형태가 네모난 박스형 차들의 주행성능이 볼 것 없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부스터’라는 명칭도 달았다.
쏘울 부스터의 운전대를 잡고 서울~포천 일대의 고속도로와 국도 약 100㎞를 주행했다. 수평으로 이은 헤드램프와 주간 주행 등과 아래쪽에 크게 위치한 그릴, 전체적으로 밑으로 넓어지는 박스 형태의 외형이 역동적인 이미지를 자아낸다. 옆에서 보면 C필러가 있는 2열 창문 라인도 BMW의 호프마이스터킥(Hofmeister Kink) 디자인보다 더 앞을 향해 깎여있다. “달릴 수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노멀 모드에서 엑셀을 깊게 밟으면 순식간에 기어 단수가 4단까지 하락하며 엔진회전수 6,000rpm까지 도달한 후 변속하는데 DCT보다는 자동변속기에 가까운 느낌이다. 다만 스포츠모드로 주행하면 듀얼클러치미션에 맞게 빠른 변속을 느낄 수 있다.
성인 남자 세 명이 탔는데도 괜찮은 주행을 해낸다. 고속까지 무난히 도달하고 초고속영역까지도 꾸준히 밀어붙인다. 높은 고속에서 직진 주행능력과 완만한 커브를 타는 능력이 우수하다. 스티어링 휠은 탄탄하지만 조향이 쉽다. 스포츠모드에서 스티어링 휠이 단단하게 묶이지는 않는다. 무거운 조향을 힘들어하는 운전자가 고속에서도 쉽게 조향할 수 있게 만들었다.
SUV 특성상 상대적으로 상하 움직임이 있다. 좌우로 빠르게 조향을 번갈아 하면 무게 중심의 이동이 빠르게 따라오진 않지만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으로 접지를 유지한다. 시승한 차는 10.25인치의 화면과 크렐 스피커시스템을 장착했다. 기본 지도는 물론 애플카플레이어로 네비게이션 앱을 띄웠을 때 큰 화면이 좋다. 크렐 오디오도 스트리밍을 듣기에는 꽤 괜찮은 음향을 내는데 트위터가 앞좌석 양쪽 송풍구 옆까지 내려온 영향인지 고음이 찌르는 듯한 느낌이 있다. 사운드 설정으로 고음을 낮춰야 한다. 시승차 가격은 노블레스스페셜 트임에 투 톤 루프와 와이드스크린, 크렐 음향 등 옵션까지 2,680만원.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