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C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총 9만 3,050대로 전년(7만4,740대)보다 24.5% 증가했다. 이중 하이브리드 차량이 6만 2,170대로 가장 많았으며 순수전기차(EV)는 2만 9,441대가 팔렸다. 수소전기차는 744대가 팔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695대) 판매량을 넘어섰다. 여전히 하이브리드가 대세이기는 하지만 주목할 부분은 EV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하이브리드는 2017년보다 1.9%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EV는 121.3% 급증한 것. 순수전기차 도입 초기 우려했던 충전소 등 인프라 문제가 어느 정도 갖춰지고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늘면서 한번 충전으로 35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10만대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디젤게이트와 엔진 화재 사고 등을 경험하면서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신뢰가 약화 된데다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도 심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독주 무대였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달라졌다. 수입차 브랜드가 대거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도 급격하게 확대될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연간 시장이 200만대 정도로 크지 않은 곳이지만 수입차 선호도가 높고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좋다”며 “새로 출시한 전기차가 한국시장에서 성공할 지 여부는 글로벌 브랜드들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재규어 I-PACE
가장 주목되는 전기차는 역시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순수전기차 ‘더 뉴 EQC’다. EQC는 2016년 파리모터쇼에서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한 뒤 2년 만에 내놓은 양산 모델이다.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78.0㎏·m을 발휘하며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5.1초에 불과하다. 해외에서만 볼 수 있었던 EQC는 지난 17일 국내에 들여와 처음 선보인 뒤 하남 스타필드에 전시되면서 자동차 마니아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올 연말께부터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BMW는 기존 순수전기차인 i3의 주행성능을 더욱 개선한 ‘뉴 i3 120Ah’를 올해 내놓는다. 최근 환경부의 전기차 인증까지 받아 출시가 임박했다. 뉴 i3 120Ah는 BMW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120Ah, 42.2㎾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배터리 크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대비 용량과 효율을 크게 개선했다. 최고출력 170마력, 제로백 7.3초,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260㎞ 정도다.
닛산 리프
순수전기차의 효시라고 일컫는 닛산의 2세대 ‘리프’도 조만간 정식 판매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대구 국제미래자동차 엑스포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뒤 사전계약을 진행했던 리프는 전세계 누적 판매량이 36만대를 넘긴 글로벌 베스트셀링 전기차다. 새로운 e-파워트레인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은 물론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 모두 크게 좋아졌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400㎞로 늘어났으며, 최고출력 149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재규어랜드로버의 첫 순수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PACE도 이달 초부터 국내 판매에 돌입했다. I-PACE는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71.0kg·m, 4.8초 제로백의 성능을 갖췄다. 재규어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I-PACE의 전기 모터는 포뮬러 E 레이스카 I-TYPE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완성됐다.
쉐보레 볼트 EV
국내 완성차 브랜드도 순수 전기차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5,000대 가까이 팔린 쉐보레 ‘2019년형 볼트 EV’를 선보인다. 60㎾h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과 고성능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 유닛을 탑재해 최대 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강력한 힘을 갖추고 있다. 볼트 EV는 1회 완전 충전으로 383km를 달릴 수 있으며 7초 안에 시속 100㎞까지 주파할 수 있다.
기아차는 새로 선보인 ‘쏘울 부스터’의 순수전기차 모델을 내달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쏘울 부스터 EV에 기존 쏘울 EV보다 용량을 두 배 이상 늘린 64㎾h 고용량 및 고전압 배터리를 적용했으며 이 때문에 기아차의 EV 중에는 가장 긴 주행능력(386㎞)을 자랑한다.
BMW 뉴 i8 로드스터
순수 전기차 뿐만 아니라 여전히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 차량들도 올해 대거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BMW는 i8 로드스터와 530e 모델을 올해 출시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GLE 시리즈’ 등 올해만 4개 모델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볼보 역시 S60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차의 그랜저와 도요타와 렉서스 등 일본 하이브리드 차량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의 종류가 다양해 지면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늘어나 전체 시장이 커질 수 있다”며 “하지만 올해 선보이는 전기차는 장·단점이 확실한 만큼 자신에게 맞는 차량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