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사업에 속도가 나면서 서울시의 동남권 핵심 사업인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 사업은 삼성동 코엑스와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192만㎡를 개발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가 GBC의 공공기여(1조7,000억원)로 충당되는 구조여서 GBC 프로젝트가 빨라질수록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 세부사업 중 하나인 ‘영동대로지하 복합환승센터’에 대한 기본설계를 이르면 이달 말까지 마치고 이후 국토교통부 등 유관기관들과 공사 발주를 포함한 구체적인 사업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영동대로지하 복합환승센터는 강남구 삼성역과 봉은사역으로 이어지는 영동대로 하부에 5개 광역·지하철도를 탈 수 있는 통합철도역사와 버스환승센터, 도심공항터미널, 공공·상업시설을 갖춘 광역복합환승센터(지하 6층·연면적 16만㎡)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 규모만 1조원이 넘는데 이 중 약 30%는 현대차의 GBC 공공기여금으로 진행된다. 서울시는 사업장을 4개 공구로 나눠 분할 발주하고 입찰 방식은 ‘기본설계 기술제안’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올 1~2월에 발주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영동대로 지하를 통과하는 SRT 의정부 연장 노선 조사에 따라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가 철도 사업과도 연계돼 있어 국토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올해 착공을 목표로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발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리모델링’, ‘올림픽 대로 지하화(400m)’, ‘탄천동로 지하화(550m)’, ‘탄천 보행교 신설’ 등은 지난해 말 모두 기본계획 수립을 마쳤다. 서울시는 지어진 지 30년이 넘어 노후화되고 있는 잠실운동장 내부를 리모델링해 도심형 스포츠·문화 콤플렉스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또 잠실운동장 앞 올림픽 대로와 탄천 동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녹지를 조성해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최재성 송파을 국회의원도 탄천·올림픽 대로 지하화를 추진하고 있다. 탄천 서로는 당초 계획과 달리 지하화하지 않고 대신 서울의료원 뒷길을 현재 2차선에서 4차선으로 늘린다.
이들 사업 역시 현대차의 GBC 공공기여금으로 진행된다. 시는 공공기여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GBC 조기 착공이 가능하도록 후속 인허가 절차를 8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하기로 최근 발표했다. 서울시 측은 “잠실운동장 리모델링은 지난해 설계를 위한 국제공모를 진행했고 현대차의 공공기여 투입 가능 시점이 오면 설계 착수에 들어갈 것”이라며 “올림픽 대로 지하화 등 도로구조 개선 사업도 공공기여를 통해서 설계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잠실운동장 주변 지역 활성화 사업도 첫 발을 내딛는다. 국제교류복합지구가 개발될 경우 송파구 신천 쪽 상권이 위축될 있다는 의견을 반영해 시는 이곳 개발 용역도 최근 진행했다. 가장 핵심은 잠실운동장과 맡은 편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아시아공원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다. 현재 잠실운동장에서 신천쪽으로 넘어갈 때 아시아공원 지하보도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곳을 선큰(Sunken·지하연결 통로에 조성된 공원) 형식으로 조성해 이벤트를 유도하고 열린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 GBC 옆 서울의료원 내 북측 주차장 부지는 공공택지로 개발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주택 공급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에 공공주택 800가구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