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1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6조3,980억원에 이른다. 이는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12년 이후 최대치다. 2012년 1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5조1,050억원이었다. 이후 매년 1월 발행액은 2조~3조원 규모를 기록하다가 올해 급증세를 보였다. 기업들의 경기 불황에 대비해 미리 곳간을 채우고 있는 모습이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CJ제일제당이 7,000억원으로 발행 규모가 가장 컸다. 현대제철(7,000억원), SK인천석유화학(6,000억원), KT(5,000억원), GS칼텍스(5,000억원) 순으로 5,000억원 이상 대규모 발행이 이어졌다. 특히 대다수 기업이 증액을 결정하며 당초 예상보다 발행 규모가 커졌다. 이달 회사채를 발행한 21개 기업 중 20개 기업이 증액했다. 당초 이들 기업은 3조9,700억원가량 회사채를 찍으려 했지만 기관투자가의 수요가 몰리면서 2조4,280억원가량 증액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이 안정적인 우량 기업 회사채에 뭉칫돈을 베팅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우수한 기업 위주로 당초 계획했던 금액보다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용 KB증권 채권담당연구원은 “경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시장금리도 회사채 발행에 유리한 여건이라 당분간 기업들의 자금 조달 움직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회사채 3년물(AA-) 수익률은 2.722%였다. 하지만 올 1월 수익률은 2.266% 안팎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박호현·조윤희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