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7일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열린 북한 친선예술단 공연을 관람한 후 리수용(왼쪽)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및 예술단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베이징=신화통신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7일 베이징에서 북한 예술단 공연을 부부동반으로 참관하며 북한에 또 한번 최상의 예우를 보였다. 다음달 말께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북중 간 밀월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저녁 진행된 북한 친선예술단의 이틀째 저녁 공연에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북한 예술단 공연을 관람한 후 부부가 함께 무대에 올라 예술단원들과 악수하고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외국 정상 부부의 방중이 아닌 특정 단체 공연에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참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공연 시작 전에는 시 주석 부부가 북한 예술단 대표 격인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별도로 만나기도 했다.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나란히 외국 고위급 인사 한 명을 만나는 일 역시 중국 정치 관례상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시 주석은 면담에서 “공연이 원만한 성공을 거둬 중북 양 국민의 우호를 증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이처럼 직접 북한 예술단을 환대하고 나선 것은 올해 북중 수교 70년을 맞아 과거 북한 핵미사일 시험으로 경색된 양국 관계를 복원하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인 동시에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북한의 든든한 뒷배임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중국의 활동 범위를 넓히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현지 매체들도 시 주석의 공연 관람을 대서특필하며 북중 우호 관계 띄우기에 나섰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북중 친선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북중이 밀접한 공조를 통해 미국의 압박에 대응한다는 차원”이라며 “또 북한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중국을 지렛대 삼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어 전략적인 행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주도의 유엔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중국이 대규모의 대북 원조나 경제협력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양국 관계의 완전한 복원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로서는 중국이 북한을 끌어당길 유일한 방법이 파격적인 의전과 환대뿐이라는 것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박우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