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I-PACE. 사진 재규어코리아 제공.
▶I-PACE는 재규어가 자사 최초로 양산한 전기차다. 5명이 탈 수 있는 쿠페형 SUV로 강력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재규어가 만든 첫 양산 순수 전기차 I-PACE가 국내 공식 출시했다. 지난해 3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I-PACE가 처음 모습을 보인 뒤 10개월 만의 일이다.
I-PACE를 타고 인천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부터 인천시 송도 경원재 엠배서더 호텔까지 왕복 90km 거리를 달려봤다. I-PACE는 멋진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재규어는 I-PACE를 ‘쿠페형 SUV’라고 정의했다. 기존 쿠페형 SUV보다 차체가 낮고 앞뒤 바퀴 사이 거리가 길어 더 날렵해 보인다. 무척 근사한 겉모습은 공기역학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디자인한 결과다. 후드 가운데와 앞뒤 범퍼에 뚫어 놓은 바람 길, 뒷유리창에 달아 놓은 스포일러, 차체에 숨어있는 문 손잡이, 이 외에도 그릴과 앞범퍼에는 배터리 냉각이 필요할 때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바람길 ‘액티브 베인(Vane)’이 자리 잡고 있어 원활한 공기 흐름을 유지한다. 이를 통해 I-PACE는 스포츠카들과 비슷한 공기 저항계수(0.29Cd)를 달성했다.
멋진 실내 공간.
넓은 글라스 루프.
시동버튼을 누르면 계기반에 있는 ‘READY 레디’ 글씨에 불이 들어와 출발준비가 됐음을 알려준다. 전기모터로만 달리는 차라 소음과 진동이 없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미끄러지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I-PACE는 인위적인 엔진음을 만들어내 주변 보행자들에게 자신이 주행 중임을 알린다. 이는 보행자 안전을 위한 기술이다. 주행속도에 따라 음량도 달라진다. 가상 엔진음은 시속 20km 이하로 주행할 때 작동한다. 이 기능은 안전을 위해 항상 작동된다. 참고로 2019년 7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들은 저속 주행 시 무조건 56dB 이상의 소음을 발생시켜야 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몸이 뒤로 젖혀진다. 전기모터는 회전 시작부터 최대토크를 만들어낸다. 전기차의 가속 반응이 빠른 이유다. I-PACE는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35.5kg·m를 내는 전기모터를 차량 앞뒤 차 축에 각각 하나씩 탑재하고 있다. 결국 I-PACE가 낼 수 있는 힘은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71.0kg·m 다. I-PACE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4.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I-PACE는 전기모터가 앞뒤 차축에 각각 설치되어 있는 장점을 잘 살렸다. 앞뒤 전기모터를 이용해 상시 4륜구동으로 달린다. 앞뒤 바퀴에 가해지는 토크는 주행 상태에 따라 0에서 100, 혹은 100에서 0으로 즉각적으로 바꿀 수 있다.
I-PACE는 용량 90kWh짜리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완충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333km(국내 환경부 인증 기준)다. 배터리 충전량은 계기반은 물론 센터 디스플레이 모니터로도 확인할 수 있다.
I-PACE는 DC콤보 충전 방식을 사용한다. 100kWh급 급속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방전상태에서 40분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50kWh급 공공 급속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80%까지 충전하는 데 90분이 소요된다. 기본적으로 가정용 220V 콘센트에 꽂아 사용 할 수 있는 저속 충전기를 제공한다. 국내 출시 기념으로 퍼스트에디션 구매 고객에 한해 집에 설치해 사용하는 충전기인 7kWh 재규어 공인 월박스를 무상으로 지급한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전국 26개 재규어 전시장에 완속충전기 52기, 전국 26개 서비스센터에 급속충전기 26기와 완속충전기 52기를 구비했다고 밝혔다.
I-PACE는 전용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차체 구조의 94%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기존의 어떤 재규어 차량보다 높은 비중이다. 배터리는 차체 바닥에 평평하게 배치했다. 차량 앞뒤쪽 무게 균형은 5대 5로 맞췄다. 배터리팩은 전체를 일체형으로 디자인해 차체와 완전히 고정시켰다. 이는 차량의 비틀림 강성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앞 서스펜션은 더블 위시본, 뒤는 일체형 링크타입이다. 국내 출시된 I-PACE의 경우 HSE 트림 이상에서는 차체를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다. 시속 105km 이상 속도로 주행하면 차체를 자동으로 10mm 낮춘다. 이 외에도 HSE와 퍼스트 에디션 트림 차량에 적용되는 연속 가변형 댐핑 기술은 차량 움직임을 초당 500회 모니터링해 차체를 컨트롤한다.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된 차량은 수심 500mm 개울을 건널 수 있는 것은 물론 진흙, 젖은 풀밭, 얼음, 눈, 비포장 도로 등 다양한 지형 환경에 대응하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이 달렸다.
휠베이스는 2,990mm로 성인 5명이 편안히 탑승할 수 있다. 고정식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해 넓은 실내 공간에 개방감을 더한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656리터로 일반 중형 SUV보다 크다. 뒷좌석을 접을 경우 1,453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다. 엔진이 필요없는 전기차의 특성을 활용해 후드 아래에 27리터 용량의 적재공간을 만들었다. 변속기가 사라진 센터터널에는 10.5리터의 수납공간도 마련했다. I-PACE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고속 비상 브레이크, 사각지대 어시스트 시스템, 탐승객 하차 모니터링 시스템, 자동 주차 보조 기능도 달렸다.
I-PACE 국내 판매 가격은 EV400 SE 1억1,040만 원, EV400 HSE 1억2,470만 원, EV400 퍼스트에디션 1억 2,800만 원이다. 2월 중순이면 보조금 금액이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조금이 적용되면 1억 원 이하 가격에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PACE는 8년 또는 16만km까지 배터리 성능을 보증한다. 여기에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가 포함된다. 올해 3월 31일까지 출고를 완료한 고객에게는 I-PACE 전용 가정용 충전기를 무상 설치하며 1년간 사용 가능한 I-PACE 전용 충전 카드를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