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재협상으로 가닥

메이 ‘안전장치’에 변화 추진할 듯…EU “재협상은 없다”

테리사 메이(가운데)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실행을 두 달 앞두고 합의안 재협상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재협상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 하원은 29일(현지시간)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을 수정한 7건의 ‘플랜 B’ 수정안 표결을 진행했다.

이중 가장 관심을 모은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이 제출한 수정안이 찬성 317표, 반대 301표로 16표 차로 가결됐다. 이 안은 브렉시트 합의안 중 의회 통과의 걸림돌이 돼 온 ‘안전장치’를 다른 대안 협정으로 대체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날 표결 토론을 시작하면서 브래디 의장의 수정안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면서 EU와의 재협상 뜻을 밝혔다. 브래디 의장의 수정안이 가결되자 메이 총리는 곧바로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통과를 위해 EU와의 재협상에 나서 ‘안전장치’에 변화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열린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에서 기록적인 패배를 기록한 이후 메이 총리는 의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왔다. 메이는 야당 등과 초당적 논의를 이어오는 한편, 지난 21일에는 향후 EU와의 협상에서 의회 발언권 확대, ‘안전장치’(backstop) 관련 EU와 재협상, 노동권 및 환경 관련 기준 강화 등을 담은 ‘플랜 B’를 제시했다.

문제는 EU 측이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대변인은 이날 메이 총리의 재협상 선언이 전해지자 “‘안전장치’는 영국의 EU 탈퇴협정의 일환이며, EU 탈퇴협정은 재협상에 열려있지 않다”고 밝혔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 역시 성명을 통해 “(영국의) 질서 있는 (EU) 탈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준하는 것”이라며 ‘노 딜’ 브렉시트 등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2주간 영국 정부가 EU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느냐에 따라 브렉시트의 운명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EU와의 재협상에서 ‘안전장치’를 포함한 브렉시트 합의안의 변화를 가져올 경우 메이 총리는 2월 중 새 합의안을 의회 승인투표에 부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 총리는 오는 2월 13일까지 제2 승인투표를 열지 못하면 향후 계획과 관련한 결의안을 다시 내놓겠다고 설명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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