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동결…파월 “중립금리 범위내 있다”

통화정책 문구에 '점진적 인상' 지우고 '인내' 공식화…당분간 인상 없을듯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로 동결하고 향후 금리 조정에 ‘인내심’을 갖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논거(case)가 다소 약해졌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이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기존 2.25~2.50%로 동결하기로 결정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기준금리 속도 조절을 강력히 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기존에 유지해왔던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이라는 금리정책 문구를 제외했다. 파월 의장은 “미 경제가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이 같은 긍정적 전망에도 지난 수개월간 우리는 향후 전망과 관련해 일부 역류와 상충하는 신호를 목도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유럽을 거론하며 “일부 주요 경제에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거론했다. 그는 “이 같은 환경에서 우리는 미래 정책조정에 앞서 (경기) 전망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인내함으로써 경제를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인플레이션이 변수라면서 “현재 상황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기 전까지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조심스러움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기준금리에 대해 “FOMC가 평가하는 중립금리 범위 내에 있다”고 밝혔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가리킨다.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은 향후 추가 인상의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12월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현재 중립금리의 하단부에 와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날 발언은 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연준의 또 다른 긴축카드인 ‘보유자산 축소’를 끝낼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했고 일부는 보유자산의 최적 규모에 관해 논의가 있었다고 전하면서도 어떠한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는 1조 달러에 미치지 못했던 연준 보유자산은 이른바 ‘양적완화’(QE) 정책을 거치면서 4조5,00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연준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보유자산 정상화에 돌입했고,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다시 사들이지 않는 방식으로 매달 최대 500억 달러어치의 자산을 축소하면서 시중에 풀린 돈을 줄여왔다.

또 그는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해 협상 테이블에 오래 앉아있을수록 경기에 대한 심리는 위축될 것이라면서 “불확실성은 비즈니스의 친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미 연방정부가 다시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가면 “미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면서 “오래 지속되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공격해온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결코 (정책 결정에서)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