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을 다른 색으로 표시한 미국 백악관 지도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에서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어긋나는 지도가 포착돼 논란이 예상된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베네수엘라 석유기업인 PDVSA 제재를 발표한 백악관 기자회견장의 벽면에 붙은 지도 한 장이 대만 네티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자회견을 하는 볼턴 보좌관과 므누신 장관 뒤쪽에 걸린 세계지도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적성국가’를 나타내는 붉은색으로 칠해진 반면 대만은 이와 다른 색으로 구분돼 있었던 것이다.
SCMP는 “지난 2016년 대만 독립 성향인 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이 당선된 후 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 네티즌들은 이것이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중국에 맞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지지 의사를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대만 최대 인터넷 게시판인 PTT에 올라간 관련 게시글에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 정부의 ‘하나의 원칙’을 조롱하는 댓글이 수백 개나 달렸다. 한 네티즌은 “중국 네티즌들은 이제 백악관에 대해 불매운동을 펼 것인가”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그들(중국)은 백악관을 사과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2일 ‘대만 동포에게 고하는 글’ 발표 40주년 기념실 연설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의 옵션을 갖고 있다”고 대만 독립 움직임이 구체화할 경우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며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 앞서 미국 의류업체 ‘갭’은 중국 지도가 새겨진 티셔츠를 팔다가 지도에 대만이 빠졌다는 중국 누리꾼의 거센 비판을 받고 서둘러 공식 사과를 하는 등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압력도 거세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