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세상에서 행복 누리소서"…김복동 할머니 발인식 엄수

신촌 장례식장→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서울광장 운구
옛 일본대사관 앞으로 행진…영결식 열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발인식이 엄수된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영정을 든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가 김 할머니의 방에 머물러 있다. 평화의 우리집은 김 할머니가 생전에 머물던 곳이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발인이 1일 오전 6시께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등 정의연 관계자 40여명은 김 할머니 빈소에서 헌화하고 김 할머니와 작별 인사를 했다. 엄숙한 분위기 가운데 일부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오전 6시 30분께 1층 영결식장에서 김 할머니를 모신 관이 나왔다.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가 영정사진을 들었다. 윤미향 대표와 이 할머니 등 40여명이 뒤따랐다. 윤미향 대표는 관에 ‘훨훨 날아 평화로운 세상에서 길이길이 행복을 누리소서’라는 글을 남겼다.


김 할머니의 관을 실은 운구차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으로 갔다. 평화의 우리집은 김 할머니가 생전에 머물던 곳이다. 운구차 앞에는 김 할머니의 사진이 걸렸고 꽃으로 장식한 트럭이 앞장섰다. 경찰차와 경찰 오토바이가 교통을 통제하며 운구차와 같이 이동했다.

오전 7시 5분께 운구차가 평화의 우리집 앞에 도착하자 발인식 내내 눈물을 참았던 참석자들이 울음을 터뜨렸다. 평화의 우리집 안에는 김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던 길원옥 할머니가 있었다. 길 할머니는 영정사진을 양손으로 어루만지며 “왜 이렇게 빨리 가셨어. 이렇게 빨리 안 갔어도 좋은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먼저 좋은 데 가서 편안히 계세요. 나도 이따가 갈게요”라고 길 할머니는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어 김 할머니의 방으로 갔다. 방 안 장롱엔 김 할머니가 생전 수요시위를 나갈 때 입었던 외출복이 걸려 있었다. 윤 대표는 이를 보고 “그대로 잘 둘게. 할머니”라고 언급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참석자들은 눈물을 훔쳤다.

집 안에서 길 할머니가 지켜보며 영정사진과 함께 윤미향 대표 등이 집을 나섰다. 이들은 다시 버스에 올라 김 할머니 노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으로 이동했다. 시민들은 서울시청 광장에 모여 94개의 만장을 들고 광화문광장과 안국역을 거쳐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오전 10시 30분부터 영결식이 열린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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