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友軍' 국민연금 잃은 KCGI 당혹...3월 주총 표대결 강행 어려울 듯

감사 선임 요구 등 카드 남아
승부 예단하기는 아직 어려워


국민연금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형식적·상징적 주주권행사’에 나서면서 대한항공(003490) 노조 등을 중심으로 KCGI가 경영에 참여할 경우 구조조정 등을 할 수 있다며 반대 여론이 커지는 점 등은 부담이다. KCGI가 대한항공을 일본 JAL과 비교한 것을 두고 대한항공 내 여론이 나빠지자 오해라는 취지의 설명자료를 낸 것도 이런 배경이다. 대주주 중 한 명인 KCGI가 사외이사나 감사를 직접 추천한 것도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보고서 역시 부담이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한다고는 하지만 형식적인 기조로 가겠다고 결정한 만큼 올해 주총에서 KCGI가 제안한 사외이사나 감사 선임에 동의할지도 미지수다. 국민들이 낸 돈이 행동주의 펀드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용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날 한진그룹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결정 이후 3시간여 만에 짧은 입장 자료를 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정도가 약하다고 하지만 계속해서 논란이 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이기다. 입장 자료 역시 경영 활동 위축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국민연금이 형식적 주주권 행사 기조를 정한 만큼 3월 주총에서는 사실상 한진그룹 측이 유리할 것”이라며 “내년이나 내후년 계속된다면 판세를 장담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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