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왼쪽)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AFP연합뉴스
지난달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안팎에서 퇴진압박을 받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군 장성이 처음으로 마두로 대통령을 거부하고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지지를 선언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베네수엘라 공군의 프란시스코 야네스 장군은 2일(현지시간) 동영상을 통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거부하고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 동영상은 트위터를 타고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군복을 차려입은 야네스 장군은 동영상에서 “마두로의 부패하고 독재적인 권위를 거부한다”면서 다른 군 장성들에게도 마두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군의 90%는 독재자 마두로가 아닌 베네수엘라 국민과 함께 있다. 민주주의로의 전환이 임박했다”고 주장하며 마두로 정권 퇴진 시위에 참여해달라고 촉구했다.
야네스 장군은 콜롬비아 전화번호로 AP통신과 한 짧은 통화에서 정권 이탈 선언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법적인 군 최고사령관인 과이도 의장의 허가 없이 추가적인 답변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과이도 의장이 작년에 치러진 대선이 주요 야권 후보의 가택연금, 수감 속에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는 이유로 지난달 23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선 뒤 군 장성이 과이도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내외의 거센 퇴진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군부의 지지를 토대로 버티어왔다는 점에서 군부의 추가 이탈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부 장관은 과이도 의장의 임시 대통령 선언 이후 과이도가 미국의 지원 아래 쿠데타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군인 27명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무장봉기를 일으켰다가 진압되는 등 군 일각에서 반정권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