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열리는 2차 핵담판…종전선언 빅딜 기대감 고조

김영철 북 통일전선부장 방미 후 '긍정신호'
트럼프 대통령도 "합의 가능성 커" 기대감
2차회담 개최지 베트남 역사적 상징성까지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확정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70년 적대관계를 끝내는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진 뒤 8개월여 만에 열리는 2차 핵담판으로, 앞으로 D-데이까지 남은 11일 동안 북미 양측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친서 외교’ 등을 통해 핫라인을 이어오며 신뢰를 구축해온 북미 정상이 이번 ‘톱다운 담판’에서 ‘통 큰 합의’를 이뤄낸다면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고 이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앞날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2차 정상회담에서는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합의사항 중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추가 조치와 이에 대한 보상 격인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체제 구축’ 관련 미국의 상응 조치들을 어떤 조합으로 마련해내느냐에 성패가 갈린다.

구체적으로는 영변 핵시설 등 플루토늄·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및 ‘플러스 알파’(+α) 와 그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간 주고받기가 2차 핵 담판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변 등 핵시설 폐기, 플러스 알파’와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빅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김 위원장의 플루토늄·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약속을 공개, 그 이행을 압박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며 북한 침공이나 체제 전복 의사가 없다고 못박았다.

북한이 취할 ‘플러스 알파’의 조치로는 핵 동결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및 해외 반출, 김 위원장이 이미 지난해 약속한 풍계리 핵실험장 및 동창리 엔진 시험장·미사일 발사장에 대한 외부 전문가들의 사찰·검증 등이 있다.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로는 종전선언을 넘어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와 평화협정 체결 논의, 그리고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과 맞물린 제재 완화, 대북 투자 등이 이어질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복심’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17∼19일 2차 방미한 이후 북미가 서로 ‘긍정적인 신호’를 나타내고 있어 딜 성사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3일 방송된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2차 정상회담 전망과 관련, “합의 가능성이 크다”고 낙관하고 있다. 2차 핵담판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2차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베트남이 갖는 역사적 상징성도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베트남은 과거 베트남전 당시 미국과 총부리를 겨눴던 적대국 사이였지만, 미군 유해송환 등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 경제성장을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해 국정연설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국가와 날짜를 발표했지만 다만 개최 도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미국은 보안과 경호에 이점이 있는 다낭을 선호하고 있고, 북한은 대사관이 있는 하노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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