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구명위 “내란음모 사건 이달 중 재심 청구”

1심·최종심 등 전 심급 대상
재판거래 의혹 사건으론 처음

옛 통합진보당 인사들이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다. 앞서 법원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재판거래 등의 혐의를 인정한 터라 앞으로 재심 청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구명위원회’는 “이정희 전 대표를 비롯한 변호인단이 이 의원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한 법리적 검토를 마쳤다”며 “이달 중 재심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변호인단은 1심·항소심·최종심 전 심급에서 재판거래가 이뤄졌다고 보고 해당 법원 전체에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재심을 청구할 경우 사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재판거래 의혹 사건에 대한 첫 재심 청구가 된다.

이 전 의원은 내란음모·선동 혐의로 지난 2013년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내란 선동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2015년 이 전 의원에게 징역 9년형을 확정했다. 이후 사법농단 문건에서 양승태 사법부가 이 전 의원 재판을 거래 대상으로 삼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14년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상고법원의 성공적 입법 추진을 위한 BH(청와대)와의 효과적 협상 추진 전략’ 문건에는 이 전 의원 사건이 ‘사법부가 청와대의 국정운영에 협조한 사례’ 가운데 하나로 언급됐다. 2015년 1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최민호 전 판사 관련 대응 문건’에도 최 판사가 사채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되자 이 전 의원 선고를 1월22일로 앞당겨 추진하는 방안이 담겼다. 실제로 대법원은 1월22일 이 전 의원 사건의 선고를 내렸다.

문제는 양승태 사법부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박근혜 정부와 논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이외에도 여럿 있다는 점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외노조 등 전교조 관련 사건, 통상임금·철도노조·콜텍 등 노조 관련 사건 등도 재판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터라 앞으로 재심 청구가 잇따를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이 아직 구속 수사 단계라 ‘재심 사유가 된다’고 단정하기 이른 만큼 관련 사건의 재심 청구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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