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을 평양에서 진행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르면 8일 방북 협상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4일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서울 시내의 한 호텔을 나서는 모습./연합뉴스
제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을 평양에서 진행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르면 8일 방북 협상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를 비롯한 미국 당국자들을 태우고 평양으로 향했던 수송기는 전날 오후 오산 공항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평양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비건 대표의 서울 귀환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6일 미 해군 수송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방북,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로 북한 체류 사흘째다. 우리 외교당국도 비건 특별대표가 이날 중 서울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회동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 외교소식통은 “오늘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보이기는 하지만 협의가 길어지면 비건 특별대표가 주말까지 머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 3일 한국을 찾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도훈 본부장 등과 대(對)북 협상 전략을 조율한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6일 평양으로 향해 김 전 대사와 제2차 북미정상회담(27∼28일 베트남) 합의문에 들어갈 비핵화 이행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집중 조율했다. 우라늄농축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대북 제재 완화 문제 등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았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미측 의전 담당자들도 비건 특별대표와 동행한 것으로 전해진 만큼 ‘베트남’으로만 발표된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도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다낭을 선호하고, 북한은 수도 하노이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비건 특별대표가 한국에 돌아오면 본국에 대한 보고 및 평가 절차 등을 마무리한 뒤 우리 측에 방북 협의 결과를 설명하고 후속 협상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건 특별대표의 구체적인 귀환 시점이나 우리 측과의 소통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서 “비건 특별대표가 평양에 가기 전에 (우리 측과) 사전 협의를 했고, 이 과정에서 평양에서의 실무협의 결과에 대해 한국 측에 가장 먼저 빠르게 설명하겠다고 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미 측은 일본에도 북미 실무협상 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8∼9일 서울에 파견돼 비건 특별대표 및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과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가나스기 국장은 9일 오전께 주한 미국대사관을 찾아 미국 측 인사들과 회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