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반발할 수 있는 한미 연합훈련 계획을 발표할 경우 정상회담 직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실무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8일 “올해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 계획은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발표된다”며 “3월 4일부터 전구(戰區)급 지휘소훈련(CPX) 연습(종전명칭: 키리졸브)을 한다는 잠정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당초 한미 국방장관은 올해 1월 말 전화통화를 갖고 실무진이 협의한 올해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북미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하는 실무협상이 열린다는 소식에 한 차례 연기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의회 국정연설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개최된다고 발표한 이후 한미 연합훈련 실시계획 발표는 북미정상회담 이후로 또 다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군 당국은 이미 올해 상반기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시기와 방향 등에 대해 큰 틀의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전구급 지휘소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은 명칭을 ‘19-1 연습’으로 바꿔 3월 4일부터 2주간 실시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명칭을 ‘19-1 연습’으로 바꾼 것은 키리졸브 연습에 대한 북한의 거부감을 고려한 조치이면서 연간 전구급 지휘소훈련을 두 차례 실시한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따라서 올해 8월로 예상되는 지휘소훈련인 프리덤가디언(FG) 연습의 명칭은 ‘19-2 연습’이 될 전망이다.
우리 군은 올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의 첫 단계인 최초작전운용능력(IOC: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전구급 지휘소훈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한미군도 작년 키리졸브 연습 이후 10개월 이상 지휘소훈련을 하지 않았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취임 이후에 대규모 연합훈련이 없었기 때문에 대비태세 유지를 위해서도 이번 ‘19-1 연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을 하더라도 방어 위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3~4월 예정된 연합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FE) 훈련도 명칭을 변경해 대대급 정도의 야외 기동훈련으로 연중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서는 3~4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은 연기될 가능성도 있어 한미 군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작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그해 8월로 예정됐던 지휘소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유예된 바 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