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CES 2018)에서 한 방문객이 삼성전자의 8K QLED TV 화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해 전세계 LCD TV 시장에서 중국이 한국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여전히 세계 TV 시장에서 1,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10여년간 지켜온 TV 시장의 ‘메이드 인 코리아’ 아성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전세계 LCD TV 출하대수는 모두 1억5,216만5,000여대로, 이 가운데 중국 업체가 31.9%(4,856만1,000여대)를 차지했다. 중국이 LCD TV 출하 대수에서 한국을 제치고 글로벌 1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4,658만4,000여대(30.6%)로 그 뒤를 이었고 △일본 2,218만9,000여대(14.6%) △유럽 421만4,000여대(2.8%) △미국 358만2,000여대(2.4%) △대만 289만6,000여대(1.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에는 한국의 점유율이 32.4%로, 중국(27.2%)을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선 바 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중국의 점유율이 34.7%까지 오르면서 격차는 점점 더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전세계 대형 TFT-LCD 패널 시장에서 중국 BOE가 점유율 23%를 기록하면서 LG디스플레이(20%)에 앞섰으며, 대만 이노룩스(17%)와 AUO(15%)가 삼성디스플레이(8%)를 제치고 각각 3, 4위에 올랐다.
IHS마킷은 보고서에서 “LCD TV 패널 시장에서 중국이 지난 2017년부터 한국을 앞서더니 지난해부터는 LCD TV 시장에서도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면서 ‘떠오르는 중국(Rising China)’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중국의 급부상은 결국 TV 세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여전히 세계 TV 시장에서 1,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이 주도권을 가져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LG전자 모델들이 독일 베를린 가전박람회(IFA 2018)에서 공개된 ‘8K 올레드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그러나 대형·초고화질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QLED와 올레드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주도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대당 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 점유율이 48.2%에 달했고, 75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는 54.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덕분에 지난해 3분기까지 글로벌 TV 시장에서 49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8K 초고화질 QLED TV를 ‘대표주자’로 내세우며 글로벌 TV 시장 1위 자리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올레드TV 출하 대수는 지난 2016년에는 66만6,400대에 그쳤으나 2017년 117만8,000여대로 늘어난 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만 104만5,000여대에 달하면서 신기록 달성이 확실시됐다. 세계 올레드TV 출하 대수도 지난 2017년 159만2,000여대에서 지난해 254만대까지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34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에서는 여전히 LCD가 대세이고,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빠른 속도록 올리면서 동시 기술 수준도 높이고 있어 한국 업체들로서는 위기감을 가져야 할 때”라면서 “다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올레드와 QLED 진영을 주도하고 있어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고 분석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