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어떻게 뽑아야 하나

강성원 미술평론가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장을 계기로 ‘임명직 고위공직자 공모 일반전형’을 되짚어 봤다.


우선 업무 전문성 평가를 위한 ‘서류심사’. 이는 그간의 형식적 경력에 대한 평점이 주를 이룬다. 서울대 교수들이 가짜 해외잡지에라도 논문 게재 실적을 올리려고 한 것에서 보듯 실적 경쟁은 결국 별의별 수단을 다 찾게 만든다. 실적에 대한 평점이 올라야 응모라도 해볼 수 있기에, 뜻있는 사람은 국가나 지자체에서 하는 지원 프로젝트들을 전전하며 인생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비예술적이고 반(反)예술적인 일에 고정투자 하게 되니 실제로 미술계에서 정작 이들이 해야 할 일은 숱하게 방치되며 미술계와 미술사·미술비평·큐레이팅은 내용적 성과가 없게 된다. 이 같은 형식적 경력에 대한 평점 위주의 업무 전문성 평가 때문에 그간 우리 인문사회학계 및 예술계가 망해왔다. 전문성 평가는 질적 평가가 돼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무능하다는 질책을 면하고 공공성에 대한 지향을 보여주고자 한다면 전문성에 대한 질적 평가 시스템을 진작에 구축했어야 했다.

이어 선발위원회의 면접 평가가 진행된다. 선발위원회부터 철저히 그 내용적으로 전문성 평가와 도덕검증을 통해 선발돼야 한다. 선발위원회 후보위원 풀은 검증 후 구축, 공개돼야 하며 실제 공모선발에 참여하는 선발위원만 추첨으로 비공개 진행하는 게 맞다. 선발위원회의 전문성과 도덕성이 지원자들보다 높지 않은데 가늠하고 평점을 매긴다면 그 자체가 코미디 중의 코미디다.

다음은 행정 전문성을 위한 역량평가. 역량평가가 행정 전문성으로 이뤄진다면 사실상 이는 문체부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 그간 제도권에서 계속 기관장을 해 제도가 요구하는 게 뭔지 맞출 줄 아는 사람을 구한다는 뜻이요, 최고 미술관장을 행정 전문성으로 뽑는다는 것 자체가 비문화적이다. 행정 전문성이 그만큼 중요하다면 차라리 내부 문체부 관련 혹은 공무원 관련 경력자에서 뽑는 게 맞다. 게다가 영어가 필수 업무평가 역량이라니 그렇다면 해외 미술관 출신을 그냥 선발하면 된다. 아니라면 국립현대미술관의 정체성에 반드시 영어를 잘해야 하는 부분이 포함되는 것이므로 사대적이고 제국주의적이다. 식민지민의 발상이다. 행정부 인사처와 행정부 사정기관의 최종 검증은 비밀주의이며 누구도 그 결과에 일언반구 토를 달 수 없는 구조다.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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