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국은 기술개발·경영혁신에서 진전을 이뤄왔는데 우리는 뒷걸음질쳤다는 얘기다. 이는 법인세 부담이 악영향을 끼친 결과로 저성장의 핵심원인이라는 게 조세재정연구원의 진단이다. 실제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 2001~2005년 4.8~5.2%에서 2011~2015년에는 3.0~3.4%로 떨어졌고 2016~2020년은 2.8~2.9%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기업들의 세금 부담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법인세 최고세율이 22%에서 25%로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법인세 비용이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법인세 부담은 16조8,2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1%나 증가하면서 창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영업이익의 28.6%에 달할 정도다. 올해 법인세율이 그대로 유지되면 삼성전자의 법인세 부담률은 미국 애플이나 인텔보다 2~3배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우리와 반대로 미국은 지난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낮췄다.
이렇게 기업들은 법인세 부담에 허리가 휘는데 정부는 지난해 국세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25조4,000억원이나 더 걷혀 역대 최대라며 반기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경기 부진으로 저성장 국면이 고착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세 부담이 커질수록 미래 투자와 일자리 창출 여력이 위축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는 결국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이제라도 기업의 세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 그래야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투자도 살아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