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1% 문화생활 즐겼지만…영화만 '편식'했다

<문체부 문화향수 실태조사>
클래식 공연 관람률은 겨우 5%
영화·대중음악 쏠림현상 극심
30대-60대 관람률 30%P 차이
소득 낮을수록 문화생활 소외
장르·연령·소득별 양극화 여전


지난해 우리 국민들의 문화·예술 관람률이 사상 처음으로 80%를 돌파했지만 분야별·연령별·소득별 양극화는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대중음악 등 ‘대중문화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으며 30대 이하와 60대 이상의 관람률 격차는 30%포인트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별로도 월 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와 100만원 미만의 관람률 차이가 50%포인트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2018 문화 향수 실태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문체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년 주기로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실태조사는 전국 만 15세 이상 남녀 1만55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국민의 문화·예술 작품 관람률은 2016년 대비 3.2%포인트 증가한 81.5%를 기록했다. 지난 1988년 첫 조사 이후 이 수치가 8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예술 작품 관람 횟수는 평균 5.6회로 2년 전보다 0.3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반적 관람률 상승에도 부문별 양극화는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장르별 양극화가 극심해 영화와 대중음악 관람률은 각각 75.8%, 21.1%에 달한 반면 서양음악(클래식)과 무용 공연 관람률은 각각 5.5%, 1.8%에 불과했다. 인지도 높은 배우나 인기 연예인이 나오는 대중문화와 마니아층 위주의 고급예술 간의 두터운 장벽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통계인 셈이다.

연령별 양극화도 여전했다. 20대와 30대의 관람률은 각각 97.1%, 91.6%를 기록한 반면 60대와 70세 이상은 각각 64.7%, 46.9%에 그쳤다. 다만 2016년 대비 60대는 9.0%포인트, 70세 이상은 7.5%포인트 증가해 60대 이상의 관람률 증가폭이 전체 세대 가운데 가장 높았던 것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분석된다. 20대와 30대는 2016년 대비 각각 1.2%포인트, 2.0%포인트 증가했다.

소득별 격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월평균 소득 600만원 이상인 가구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91.9%에 달했으나 100만~200만원 미만 가구는 58.4%에 그쳤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는 42.5%에 불과했다. 다만 지역별 관람률의 경우 대도시와 읍·면 지역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관람률은 각각 85.2%, 82.1%로 나타났는데 읍·면 지역은 지난 2016년 대비 6.0%포인트 상승한 71.7%를 기록하면서 관람률 차이가 완화됐다.

한편 문화·예술 작품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응답자의 32.8%가 ‘작품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답했으며 ‘관람비용을 낮춰야 한다(28.0%)’ ‘가까운 곳에서 열려야 한다(13.3%)’ ‘더욱 자주 개최돼야 한다(12.5%)’ 등이 뒤를 이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누리카드 지원금을 인상하고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등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문화셈터 홈페이지 또는 문호예술지식정보시스템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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