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경제 폭풍]美 기업도 '노딜 브렉시트' 대비 돌입

영국 국기(왼쪽)와 유럽연합(EU)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블룸버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0일(현지시간) 경제 성장이 기대치보다 밑돌고 있다며 각국 정부에 4대 경제 폭풍(storm)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라가르드는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4가지 악재로 △무역 긴장과 관세 인상 △금융 긴축 △중국 경제 둔화 가속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라가르드는 특히 브렉시트에 대해 “영국이 순조롭게 브렉시트를 하든 그렇지 못하든 예정된 시한인 3월 29일에 유럽연합(EU)를 탈퇴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브렉시트 시한이 임박해지자 유럽은 물론 영국 경제에 민감도가 덜했던 미국마저 협상 없이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세계 경기 동반 침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위험관리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미 기업이 경각심을 가지고 투자자들에게 노딜 브렉시트 위험을 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T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분기보고서에서 브렉시트를 ‘중대 위험 요소’로 분류해 각 기업에 상세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미국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브렉시트로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해 영국 정부의 대금 지급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무기 구매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최대 초콜릿 제과업체 캐드베리 모회사인 미국 제과업체 몬델리즈는 “노딜 브렉시트시 우리 공급망이 붕괴할 것”이라며 “영국 내 추가 관세 부과 등으로 수익과 현금 흐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FT는 “미국계 다국적 기업 경영진들은 사업 영역이 영국과 유럽연합(EU) 시장에 직접 노출돼 있지 않더라고 브렉시트를 올해 최고 사업 위험 요인으로 인식하는 등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했다.

앞서 영국과 EU 재계는 ‘노 딜’로 인한 일자리 손실과 통관 혼란에 대비해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노 딜’이 현실화되면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자동차 산업 등이 직격탄을 맞아 일자리 10만 개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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