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가 지난 8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은퇴자의 제2 인생 설계 지원책을 설명하고 있다.
“제가 전태일 열사가 만든 청계노조에서 노동운동도 오래 하고 중소기업도 운영해봐서 일자리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지요. 고령화 시대 은퇴자를 위한 교육과 상담, 재취업 알선, 창업 지원 등 제2의 인생 설계를 돕는 게 참 보람 있어요.”
김영대(사진·59)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는 지난 8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년 은퇴자의 경험을 되살려야 노년기 취약계층으로 전락하지 않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0년대 중후반 민주노총 사무총장과 부위원장을 역임한 그는 노무현 대통령직인수위원, 근로복지공단 상임감사, 노사정위원회 상무위원, 비례대표 국회의원, 유시민 국민참여당(통합진보당) 대표 비서실장, 남북경협회사 운영, 노후배관 교체 업체 창업 등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형편이 어려워 충남 논산에서 중학교를 중퇴한 뒤 서울 평화시장에서 갖은 고생을 하다가 당시 반독재·경제민주화투쟁이던 노동운동의 길로 들어섰다”며 “결국 노사정 모두를 경험하고 이제는 퇴직자를 지원하는 일을 하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부친이 공장에서 산재를 당해 중3 때 평화시장에서 재단보조부터 시작했는데 1980년 전두환 정권의 청계노조 해산에 항의하다 1년6개월 실형을 살았어요. 1984년에 노조를 복구해 사무장이 되고 1985년 구로연대투쟁으로 다시 2년을 복역했지요. 이후 청계노조 위원장, 서노협 사무처장·의장에 이어 1990년 전노협 의장 직무대행을 하고 1995년 민주노총을 만들었죠.” 노동운동 1세대 중 아직도 현역에서 활동하는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히는 그는 민주노총이 중요한 경제주체로서 노사정 협의 테이블에 참여했으면 한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혁신사례 256개 중 여섯 번째로 선정되고 미국 뉴욕 블룸버그재단 정부혁신프로그램국장과 대만 노동청 공무원도 벤치마킹차 다녀갈 정도로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물론 국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0대 후반에서 노년기까지 의지만 있다면 재교육으로 제2의 인생을 찾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취지다.
실제로 김 대표, 고선주 중부캠퍼스 관장과 함께 중부캠퍼스 교육장 곳곳을 탐방하니 ‘디지털 장의사’ 교육이라든지 재무금융 설계, 역사·문화, 인생학교, 건강, 요리, 목공, 난타, 정보기술(IT)·컴퓨터·스마트폰, 영상제작, 상담사·강사 준비, 소송 대처, 창업컨설팅 등 다채롭게 교육이 이뤄지는 것을 접할 수 있었다. 재교육을 통해 사회적기업 재취업, 기업 경력인턴·전문위원 소개, 서울시 지원 보람일자리(청소년수련원 학생지도, 어린이집 회계, 상담사 등)로의 연결이 이뤄진다. 이곳 캠퍼스에서는 “주민등록증과 과거의 명함을 내놓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고 관장은 설명했다.
창업 공유공간에서는 퇴직자들이 입주해 협업하며 사회적기업 등을 운영하고 있었다. 재단 측은 사회적기업·협동조합 창업을 지원하고 애견 친환경 배변봉투, 전통한복 대여, 소송서류·법정문서 제공 등 비영리기업 창직도 지원한다. 올해는 귀농·귀촌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현장 지도에도 나설 방침이다.
재단은 현재 마포구·은평구·구로구에서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고 내년 광진구와 강남구·도봉구에도 개소할 예정이다. 구청에도 위탁해 6개 센터(12일 개관 성북구 포함)를 가동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25개의 모든 구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6년 서울시 출연기관으로 재단을 만든 뒤 인생 재설계, 직업 교육, 취미·문화생활, 창업 지원을 축으로 운영해왔다”며 “앞으로는 지자체의 다양한 귀농·귀촌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방안에도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