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투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트위터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대로 팜 장관이 12∼14일 북한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 대변인은 팜 장관의 방문 목적 등은 즉각 공개하지 않았다.
당초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김 위원장의 ‘집사’ 격으로 의전 문제를 총괄하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조만간 하노이를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팜 장관이 방북함에 따라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회담을 전후해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국빈방문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팜 장관은 리 외무상은 물론 김 부장을 만나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형식과 구체적인 일정, 숙소 등 세부적인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리 외무상은 지난해 11월29일부터 4일간 베트남을 공식 방문했다. 당시 리 외무상은 베트남의 개혁·개방 모델인 ‘도이머이’를 집중 연구하는 한편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과 미국 간에 추가 실무협상을 통해 비핵화 시간표가 나올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다음주로 예고된 추가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시간표 도출에는 양측이 합의해야 2차 회담에 대해 성과를 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회담 전망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만만치 않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10일 미국으로 돌아간 가운데 미국의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10일(현지시간) 미 상원 주요 의원들의 북미회담 전망을 보도했다. 더힐은 상원 의원들이 2차 회담에 대해 낮은 기대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더힐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원회의 밋 롬니 공화당 의원은 “희망사항은 많지만 특별한 기대는 없다”고 말했고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스(뉴저지) 의원도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위해 필요한 준비작업이 제대로 이뤄지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조치로 영변 핵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검증·사찰 수용 등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는커녕 2차 회담 공식화 이전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상응조치만 계속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북미 양측은 싱가포르 1차 회담처럼 성과 없는 말잔치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을 의식해 2차 회담 개최 전까지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이행 시간표를 마련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차 회담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던 만큼 이번 회담은 다른 평가를 받기 위해서라도 사전에 진전된 비핵화 합의안을 도출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국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하노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실무협상에서 최소한 비핵화 시간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2차 회담 이후에도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현·이현호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