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저커버그 “드리머 영구 구제하라”...의회에 서한

美 기업 100개사 “드리머 잃으면 GDP 3,500억달러 손실”

팀 쿡 애플 CEO /블룸버그

애플과 아마존 등 미국 기업들이 추방 위기에 몰린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다카·DACA) 수혜자, 이른바 ‘드리머’(dreamer)에 대한 영구 구제를 의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11일 미 CNBC 등에 따르면 미 100여개 기업은 서한에서 “(셧다운 종료로) 연방정부가 재가동되고, 이민과 국경보안 문제에 대한 (공화당과 민주당의)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지금이 의회가 드리머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확실성을 제공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때”라고 밝혔다.

서한 서명자에는 팀 쿡(애플),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순다르 피차이(구글), 잭 도시(트위터) 등 실리콘밸리 거대 IT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포함됐다.


다카는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불법이주한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청년들이 걱정 없이 학교와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추방을 유예한 행정명령으로 최대 80만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9월 다카 폐지를 결정하고 6개월 유예기간을 주면서 의회에 대체 입법을 요청했으나 협상은 공전해왔고, 이후 다카 폐지 정책을 둘러싼 법정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다카 수혜 근로자(드리머)들을 잃으면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3,500억 달러(약 393조9,250억원), 미 세수에서 900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뉴욕타임스(NYT)에 광고전도 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까지 이어진 35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과정에서 자신이 요구하는 국경장벽 예산 57억 달러를 예산안에 반영해주면 ‘다카’ 프로그램을 3년간 연장하겠다고 민주당에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장벽예산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다카 관련 제안도 충분하지 않은 임시적 해법이라고 평가하면서 거부했다.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을 매개로 제2의 셧다운을 막기 위한 공화-민주당의 협상에서 드리머 구제법안의 도출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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