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AFP연합뉴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부가 부족한 정부 예산을 메우기 위해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은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금보유고를 활용하려 한다는 현지 보도에 대해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며 “금은 이탈리아 국민의 소유이며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탈리아 신문 라스탐파는 정부가 이탈리아 중앙은행(BOI)이 보유한 금을 활용해 올해 예산적자를 메우거나 내년에 계획된 부가가치세 인상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살비니의 측근이자 집권여당 동맹 소속의 클라우디오 보르기 의원도 BOI 금보유고의 최종 소유자를 중앙은행이 아닌 국가로 인정하는 내용의 법률 초안을 상정해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외신들은 미국·독일에 이어 세계 3위 금 보유량을 자랑하는 이탈리아가 경기부양과 재정적자 보전을 위해 금보유고 활용을 모색 중이라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이탈리아의 성장률은 0.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130%에 달한다.
한편 살비니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최근 그가 은행권의 감독 실패를 이유로 BOI를 없애야 한다며 중앙은행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의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논란도 고조되고 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