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
베네수엘라의 정국 위기 속에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러시아가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12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프로프 외무장관 명의의 성명을 내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포함해 국제법에 반하는 어떠한 방식의 베네수엘라 내정 간섭에 대해 경고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그러면서 “유엔 규정에 따라 베네수엘라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부연했다.
러시아의 성명은 최근 미국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일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한 군사력 사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싶지 않지만, 그것은 하나의 옵션”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지난 1일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망명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은 대화할 시간이 아니라 행동할 시간이다. 마두로의 독재를 완전히 끝장낼 시간이 왔다”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백악관의 베네수엘라 신규 제재 발표 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5,000병력을 콜롬비아로(5,000 troops to Colombia)’라고 적힌 메모장을 들고 있는 장면이 포착돼 미국의 군사개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의 이번 성명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력 사용을 경고하면서 유엔 틀 내에서 대화로 사태 해결을 모색하자고 미국에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몇 안 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권 국가들은 작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재선된 마두로 대통령이 불법을 동원해 선거에서 이겼다며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조기 대선 개최를 주장해왔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마두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면서 ‘임시 대통령’을 자처해 초유의 ‘한 국가, 두 명의 대통령’ 사태가 초래됐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