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CJ헬로 인수는 악재?

자금 부담·기업가치 하락 우려
두 회사 이틀 연속 동반 하락


LG유플러스(032640)의 CJ헬로(037560) 인수가 가시화되면서 두 회사 주가가 이틀 연속 동반 하락했다. 각각 단기 자금 유출과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LG유플러스는 2.65% 하락한 1만4,700원에, CJ헬로는 1.80% 하락한 1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두 회사는 각각 3.31%, 5.93% 하락했다.


두 회사를 합치면 사업적 시너지는 물론 단숨에 국내 유료방송 시장 2위로 올라선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를 호재로 인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통신사 인당 유치비용을 감안하면 CJ헬로 인수 가격이 낮지 않고 케이블TV 가입자의 IPTV 전환에 따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상승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특히 LG유플러스의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보유현금 및 예금이 3,351억원임을 감안하면 8,000억원에 이르는 인수자금을 차입금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마련하기 힘들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CJ헬로는 이번 인수로 기업가치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비관론이 강하다. LG유플러스는 당분간 CJ헬로를 합병하는 대신 지분 인수를 통해 최대주주 지위만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3년 전 SK텔레콤이 CJ헬로와 합병하려 했을 때 걸림돌이었던 정부 승인을 통과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정부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IPTV와 케이블TV 사업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찾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출이나 가입자 수에서 이미 IPTV가 케이블TV를 앞지르는 등 유료방송 시장의 무게중심이 옮겨갔다는 점에서 CJ헬로와의 합병 없는 인수는 기업가치 및 주가 하락만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합병이 이뤄지지 않으면 서로 다른 법인이기 때문에 CJ헬로 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 생기지 않는다”면서 “인수될 기업의 기업가치가 떨어져 주가에 영향이 미칠 경우 일반 주주들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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