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하는 고용절벽]'고용활황' 美는 구인건수 역대 최대

실업자 수보다 100만건 많아
구인난 지속에 임금도 상승세

고용 호황을 구가하는 미국에서 지난해 말 일손을 구하는 구인건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호조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미국 내 투자 독려에 힘입어 미국에서는 사람을 찾지 못한 일자리가 일할 곳을 찾지 못한 실업자 수보다 100만건 이상 많을 정도로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미 노동부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내 구인건수는 734만건으로 한 달 전보다 17만건 늘어나 2000년 12월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기록인 지난해 8월의 729만명을 넉 달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일할 사람을 구하는 구인 공고는 지난해 3월부터 계속 실업자 수를 웃돌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실업자 수인 630만명보다 104만명이나 많았다. 트럼프 정부 들어 무역장벽을 높이고 미국 내 투자 확대를 독려한데다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원유 생산이 늘면서 관련 업계의 일자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축 및 인프라 건설이 늘고 고용 효과가 큰 헬스케어·호텔·레스토랑 등 서비스 산업도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상당수 기업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미국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에도 비농업 부문 신규 채용이 30만4,000건이나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바 있다. 실업률은 4.0%로 지난해 최저치인 3.7%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완전고용’ 상태로 평가되고 있다. 고용시장 활황에 취업을 포기했던 사람들이 대거 일자리 찾기에 나서고 더 나은 보수와 조건을 찾는 자발적 실업자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구인난이 이어지면서 임금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지난달 27.48달러로 1년 전에 비해 3.2% 오르면서 3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상당수 기업은 신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채용 보너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이 제시하는 보너스 금액은 최대 1만달러(약 1,120만원)에 이른다고 경제 매체 CNBC방송은 보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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