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큰 틀에서만 KCGI 요구 수용한 한진그룹… 대주주 경영권 유지 강력한 의지

송현동 부지 연내 매각 및 배당성향 파격 확대
KCGI 요구 사항 큰틀에서만 수용 다른 대안




대한항공(003490)이 항공업 이외 투자를 확대를 지양하는 원칙 마련’이나 ‘항공우주사업부의 상장 계획 수립 검토’, ‘외부 기관 자문 통한 리스크 관리’ 등은 빠졌다.

대신 한진그룹은 주주가치 강화 차원에서 2018년 당기순이익의 50% 수준의 배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배당 부분은 KCGI가 별도로 요구한 사안에는 없었다. 행동주의 펀드가 배당 등 단기 수익을 노린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3.1% 수준이던 배당성향을 50%까지 파격적으로 높여 소액 주주들의 표심을 잡는 한편 KCGI에게도 수익을 나눠 향후 엑시트를 위한 명분도 제시했다. 한진그룹 내 주요 상장사 공동으로 정기적 IR 활동을 진행하는 한편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점 역시 KCGI의 요구가 간접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KCGI가 ㈜한진 발전 방향을 요구한 것을 간접 반영해 택배 터미널 대형화 및 자동화 설비 투자, IT기술 접목 등도 밝혔다.

◇“대주주 경영권은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한진그룹의 5개년 발전 계획은 현 대주주 중심의 오너 경영체제는 절대 흔들지 않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 KCGI가 가장 첫번째로 요구한 지배구조위원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빠진 것이 이런 이유다. 특히 한진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던 송현동 부지 매각은 대주주 일가족이 반드시 하겠다고 시장에 밝혔던 내용이다. 이번 한진그룹의 내용이 대주주의 재가를 받은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당 성향을 파격적으로 높여 주주들이 당장 반대하기 힘든 당근을 제시하고 반대 급부로 현 경영 체제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KCGI가 올해 주총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진짜 승부수는 내년이 될 것”이라며 “한진그룹 역시 올해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했고 대주주의 2선 퇴진 같은 내용은 내년 주총 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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