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부산에 2021년 스마트시티] 하늘엔 의료드론·로봇이 발레파킹…'AI가 도시 컨트롤'

세종 AI·블록체인 기술 기반
개인 건강 맞춤 의료 서비스
공유차량 교통 시스템 구축도
부산 심화되는 고령화 문제에
로봇 제어 '최적 인프라' 구축
첨단 물관리로 기후변화 대응


# 2021년 세종시 5-1 생활권에 살고 있는 A씨. 쇼핑을 위해 집을 나선 그는 전동킥보드를 타고 인근 백화점으로 향한다. A씨는 백화점에 도착해 킥보드를 모빌리티 전용 주차장에 세워뒀다. 이후 자율주행 쇼핑카트를 이용해 편하게 장을 본 뒤 짐은 무인택배에 맡기고 공유차량을 이용해 집으로 귀가한다.

로봇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오고 인공지능(AI)이 도시 운영의 기반체계가 되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정부가 세종시 5-1 생활권과 부산 에코델타시티 등 두 곳에서 조성하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시행계획을 13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발표했다. 앞서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하 스마트시티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월 부산과 세종을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로 선정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 각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지만 국가적 차원의 시범단지를 만든 것은 우리가 세계 최초”라며 “부산시와 세종시를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스마트시티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AI가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공간=세종시의 경우 AI와 데이터·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게 주목표다. 이를 통해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에너지·환경, 거버넌스, 문화·쇼핑, 일자리 등 7대 스마트 서비스 구현에 최적화된 공간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세종 스마트시티 계획 중 가장 무게중심이 쏠려 있는 분야는 교통과 의료(헬스케어)다. 교통의 경우 자율주행차량과 공유 기반 시스템이 기본이 되는 플랫폼을 구성하는 게 큰 뼈대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과 공유 교통수단 전용도로가 지어지고 개인 소유 차량 진입이 제한되는 구역이 지정된다. 이 구역에서는 공유차량과 초소형 전기차, 킥보드 등 퍼스널 모빌리티로만 이동할 수 있다.

의료 시스템도 기존과 차이점을 보인다. 앞으로 세종에서는 개별 병원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개인 건강 데이터가 축적되고 맞춤형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스마트 호출과 응급용 드론을 활용해 응급센터까지 최적의 경로를 알려주고 화상으로 환자의 정보를 전달해 ‘골든타임’을 확보하게 된다. 또 이렇게 수집되는 개인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블록체인이 서비스 전반에 접목되며 세계 최초로 AI로 운영되는 도시가 되도록 한다는 게 목표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로봇 중심 도시로 재탄생=부산의 스마트시티 사업 중심에는 로봇이 있다. 노령화 등 부산이 가진 문제점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로봇을 주목하고 다양한 로봇이 주민들의 실생활까지 돕게 할 계획이다. 이에 생활 전반에서 로봇이 함께하며 시민의 삶을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만드는 도시를 지향한다. 예를 들어 웨어러블 로봇, 주차 로봇, 물류이송 로봇, 의료로봇 재활센터(헬스케어 클러스터) 등이 도입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로봇통합관제센터와 로봇지원센터가 지어지고 로봇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제공해 기업의 자유로운 사업화를 지원한다.

‘한국형 물특화도시 모델’이 구축되는 것도 부산 에코델타시티의 또 다른 특징이다. 이는 물순환 전 과정(강우·하천·정수·하수·재이용)에 첨단 스마트 물관리 기술을 적용해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60㎿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와 하천수를 이용한 수열에너지 시스템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다가오는 미래형 도시, 2021년 말부터 입주 예정=정부는 스마트시티 사업의 선도 모델을 만들기 위해 올해 데이터·AI센터 등 총 11개 사업에 265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시범도시가 조성된 후에도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다. 또 사업의 진척을 위해 규제 개선도 이어나갈 방침이며 관련 규제를 일괄 해소할 수 있도록 ‘스마트시티형 규제 샌드박스’ 도입도 추진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스마트시티는 조성 과정은 물론 입주 이후에도 혁신을 거듭하게 돼 시민들이 지금과는 다른 고품격 서비스를 받게 될 예정”이라면서 “미래 신산업으로 육성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도약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완기·이태규기자 kinge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