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성추행’ 호식이치킨 前회장 집유…“피해자와 합의 고려”

재판부 “피해자 상냥한 태도 보였다고 신체접촉 응한 것 아냐…책임 무거워”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전 회장이 2017년 6월 21일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로 출두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권희 부장판사는 14일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연합뉴스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65) 전 회장이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권희 부장판사는 14일 최 전 회장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수강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감독 관계에 있는 피해자를 주말에 식사 자리로 오게 한 뒤 추행까지 나아가 책임이 무겁다”며 “사건이 진행된 이후 책임을 회피하는 등 정황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종 전과가 없고 합의로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철회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최 전 회장은 2017년 6월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일식집에서 여직원과 식사하다가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이후 피해자가 호텔에서 도망쳐 나와 택시에 타려 하자 최 전 회장이 뒤쫓아 나오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비난이 일기도 했다. 영상엔 최 전 회장이 피해자를 따라 택시에 억지로 올라타려다 그곳을 지나가던 여성들에게 제지당하는 모습도 나온다. 최 전 회장 측은 재판에서 당시 신체 접촉은 동의 하에 이뤄진 것이고, 이후 피해자와 목격자가 피해 사실을 착각하거나 거짓으로 진술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20대의 사회초년생인 피해자가 40세 가까이 차이 나는 회장이 마련한 식사 자리를 거절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자리에서 상냥한 태도를 보였다고 해서 신체 접촉에 응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최 전 회장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었다는 점도 꼬집었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따라가다가 여러 명의 여성이 있는 것을 보고 마지막 용기를 내 뛰쳐나갔다는 진술도 납득이 간다”며 “피해자 진술에 전체적으로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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